정부가 단기 부족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년 만에 재정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통화정책의 중립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국회에서 승인받은 내년도 부족자금 조달 최고한도액인 15조원 범위에서 재정증권을 발행하거나 한국은행으로부터 일시 차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03~2006년에는 단기 부족자금 조달을 위해 재정증권을 발행했으나 2007~2008년은 세수가 많아 발행하지 않았으며 2009~2010년에는 한은 차입금만으로 조달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정감사 등에서 정부의 한은 차입금이 급증해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내년부터는 한은과 협의해 재정증권을 다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정증권을 별도로 발행하지 않고 한은이 통안증권을 발행할 때 함께 발행규모와 시기를 사전에 공고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발행규모는 재정집행 상황과 재정증권 소화 추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며 1개월 또는 3개월 만기 할인채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재정증권을 발행하면 한은 차입이 줄어 통화정책의 중립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차입금은 연도 중 최고 차입액을 기준으로 2007년에는 2조원에 그쳤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집행을 늘리면서 지난해 17조원 올해 14조원 등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 등에서 한은이 정부 대출로 공급된 대규모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애로를 겪을 수 있는 등 정부의 차입금이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