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예능 프로그램 결산 - 정통 코미디 (2)

입력 2010-12-16 11:00 수정 2010-12-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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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자존심 지키고 SBS, MBC 주춤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KBS ‘개그콘서트’ , SBS ‘웃찾사’ , MBC ‘하땅사’
올해 정통 개그프로그램의 승자는 단연 KBS다. MBC와 SBS는 체면을 구겼다.

KBS는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일요일 밤을 확실히 책임지는 정통 개그의 승자임을 확인했다. 반면 박준형, 이경실, 지상렬, 정찬우 등을 포진시켜 야심차게 시작한 MBC ‘하땅사’는 6%의 시청률로 올해 5월 막을 내리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그 시간대를 대신했다. 이어 SBS도 7년6개월 지속되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프로그램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한때 2004년 최고 시청률 30%를 넘나들며 정통코미디의 강자로 떠오른 ‘웃찾사’는 3%의 시청률이란 성적표을 품고 초라한 최후를 맞았다. 2%대의 시청률임에도 불구하고 정통개그를 선보이는 ‘개그스타’를 KBS가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모습과는 현격히 다른 행보다.

정통 개그프로그램의 폐지는 개그맨들의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결국 정통 개그의 뿌리를 뒤흔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통 개그를 위협하는 ‘버라이어티’프로그램들은 일명 ‘잘 나가는 스타’위주 편성으로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그맨들의 ‘개그맨으로서’ 본연의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에서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는 신인 개그맨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무대로 꼽힌다. 김대희, 김준호 등 10년 이상 ‘개콘’ 터줏대감들이 그 자리를 지키며 선 후배간 아이디어 공유와 화목한 분위기를 돕는다.‘개콘’신인 개그맨들은 일주일 동안 개그 아이디어를 짜고 선후배와 PD, 작가를 거쳐 다듬어진 개그를 무대에 선보이며 개그맨으로서의 자긍심과 실력을 쌓아나간다.

실제로 ‘여당당’으로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영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KBS 입사 전 OBS와 MBC 개그맨 공채에 합격했지만 설 무대가 없어 허송세월해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그는 다시 KBS개그맨 시험을 치뤄 ‘개콘’무대서 끼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즉 정통 개그프로그램의 존폐여부는 개그맨 개인의 역량이 아닌 각 방송사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하는 셈이다.

방송 관계자는 “각 방송사의 공채개그맨들을 뽑아 놓고서 이들의 끼를 보이고 계발해 나갈 공간이 줄어든 다는 점에서 정통 프로그램의 잇따른 폐지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악순환으로 돼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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