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롯데그룹과 계열사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정책본부 주관으로 16일 서울 전농동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문화홀에서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부회장은 최근 출시된 태블릿 PC인 갤럭시탭을 회의 참석자 전원에게 나눠주며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대응력을 높일 것을 당부했다. 신 부회장은 “소셜네트워크 시대로 들어서면서 소비자의 니즈와 구매패턴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고와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라”고 주문했다. 신 부회장은 이어 대표이사들이 변화하는 마음이 없으면 (시대를) 쉽게 따라가기 힘들다면서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라 당부했다.
그룹 전체의 경영 성과와 현황, 핵심 정책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사장단 회의에서 신 부회장이 계열사 대표들이 태블릿PC까지 나눠주며 소셜네트워크 대응력을 강조한 것을 두고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물론 재계에서도 롯데그룹의 변화, 신 부회장의 변신이라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롯데 계열사의 대표들은 신 부회장의 소셜네트워크 활용 주문에 대해 롯데의 빠른 변화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계열사의 모 대표는 “신동빈 부회장이 시대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소셜네트워크를 대표이사부터 활용해야 파급효과가 빠르다고 했다”며 “신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소셜네트워크 역시 기업 경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는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유통과 식품으로 성장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식 철제 책상을 사용하는 등 짠돌이 이미지가 강한 롯데가 대표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라고 주문한 것은 신격호 시대에서 신동빈 시대로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만큼 신 부회장이 시대의 요구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신 부회장과 롯데의 변신은 여성 인력에 대한 시각 변화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회의에서 신 부회장은 “유통사와 식품사에서 여성 임원 비중이 50%를 넘어서길 기대한다”고 말해 향후 여성인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신 부회장은 지난달 신입사원 공채현장에서도 유통업에서 여성인력의 섬세함이 필요한 만큼 여성 인력 채용을 더 늘릴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여성 임원은 아직 없는 상태다.
재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이번 발언으로 신격호 회장의 가부장적 이미지가 많이 탈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신 부회장과 이인원 정책본부 부본부장,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대표, 김상후 롯데제과 대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대표 등과 정책본부 임원 등 58명이 참석해 2시간여 동안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롯데그룹의 동반성장, M&A, 각 계열사 실적 사례 발표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