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M&A시장도 얼어 붙었다

입력 2010-12-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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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PF 불똥 인수포기 잇따라

#.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대부업체 A사(社)는 최근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그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A사 관계자는 “과거에 이미 실사를 했을 정도로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인수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여서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활기를 띠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잠재부실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자들이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대부업계 자산 순위 1위인 러시앤캐시는 중앙부산저축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러시앤캐시는 금융위에 중앙부산저축은행의 주식취득 승인과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를 신청할 정도로 진척을 이뤘으나 결국 지난 15일 신청 철회서를 제출했다.

대부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도 충북 서일저축은행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현재는 협상이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종금증권과 삼화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아이비씨앤파트너스간 삼화저축은행 M&A 협상도 무산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불과 2~3개월 전과 비교해 판이하게 대조되는 현상이다. 예컨대 지난 8월엔 웅진캐피탈이 주축이 된 웅진금융파트너스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서울저축은행을, KIC그룹은 지난 9월 예쓰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10월에는 안스코퍼레이션이 동양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금융위 승인을 받았다.

업계는 최근 들어 저축은행 M&A가 잇따라 무산되거나 답보 상태에 처한 것은 매수자 입장에서 부동산 PF 부실채권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업다는 점을 요인으로 꼽고있다. 성사단계까지 갔던 저축은행 M&A들도 실사 단계의 PF 부실 문제가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가격차이를 줄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당초 삼화저축은행의 인수가격을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검토했다”며 “하지만 실사 결과 부동산 PF 부실 대출이 예상보다 많아 추가적인 자금투입이 불가피하고, 자칫 그룹 전체의 재무상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내년에도 공적자금인 구조조정기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일 정도로 저축은행 부실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매수자 사이에 굳이 인수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저축은행 M&A 적정 시기를 저축은행들의 상반기 (6~12월) 결산이 나오는 내년 2월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저축은행의 부실 정도가 확연히 드러날 때 M&A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그간 일반대출로 분류됐던 PF대출이 추가로 들러나면서 저축은행 연체율이 올해 말 24.3%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되는 등 올해 겨울이 지나면 저축은행 건전성 여부가 여실히 드러날 것으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더 좋은 조건의 저축은행 매물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진 상황”이라며 “간헐적으로 M&A 성사건이 나올 수 있지만 일단은 내년 초반까지 지켜보자는 흐름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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