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자금 중 25%를 회사채로 조달하기로 한 가운데 재무안정성의 지표인 이중레버리지 규제를 최대한 2등급까지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력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배당으로부터 최대한 이익잉여금을 가져올 방침이다. 은행지주사가 배당 등의 형식으로 100% 은행 자회사로부터 이익잉여금을 가져온다면 해당 금액만큼 자회사 출자총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경영실태평가 2등급인 130% 미만까지 유지할 방침”이라며 “우선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한 이후 금융당국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중레버리지비율 130% 미만 지켜라= 하나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월말 현재 117.52%로 아직 경영실태평가 2등급인 130%까지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에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30% 이상 급상승할 우려가 있다.
이중레버리지는 자회사출자가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100% 넘으면 자회사 출자가 지주회사의 부채를 통해 이뤄졌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인수자금의 절반인 2조4000억원을 회사채 등 내부자금, 유상증자로 조달하면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32.7%로 크게 높아진다. 자기자본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자회사출자가액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자가 분모보다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나금융이 자회사 출자총액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즉 외환은행의 지분을 최소한도로 인수하고 전략적투자자들을 유치해 유상증자를 넉넉하게 실시한다면 130% 미만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하나銀 배당을 최대로 가져온다= 하나금융이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또 하나는 하나은행에 대한 출자금액을 줄이는 일이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의 배당으로 이익잉여금을 가져온다면 그만큼 출자총액이 줄어든다.
하나금융은 16일 하나은행의 배당을 주당 8800원으로 모두 1조9000억여원의 이익잉여금을 가져온다. 이로써 하나은행의 BIS비율은 줄어들지만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29.28%로 130% 미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의 BIS비율이 13%로 하락한다고 해도 국제기준 8%를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입장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하나은행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시너지를 본다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우선 전략적 투자자들을 최대한 유치하는 것이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