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패널 가격 하락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3300억원 담합 과징금 등 악재를 겪어온 LG디스플레이가 올한해 설비투자는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삼성전자와 OCI가 각각 2조원 넘는 돈을 설비 투자에 썼다.
한국거래소에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업체들의 신규시설투자 공시 건수는 83건으로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했지만 금액은 17조5384억원으로 전년대비 10.97% 줄어들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화학분야가 각각 21건과 22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LGD는 올 한해만 생산시설 증설비용으로 2조831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15라인 증설과 신규라인 건설투자에 2조5200억원을 쏟아부었다. LGD와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은 총 7조 8936억원을 신규시설투자에 사용해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했다. 올 한대 약진이 두드러졌던 OCI의 2조2950억원을 포함해 화학업종이 총 3조9830억원을 시설투자에 활용하며 전기전자 다음으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를 절반 가까이 줄인 업종은 유통업, 전기가스업, 통신업, 의약품, 금융업, 종이목재업. 이들은 투자금액이 지난해보다 70% 이상씩 줄어들어 업황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을 보여줬다. 유통업은 지난해 설비투자금액이 2조957억원에서 올해 3854억원으로 81.61% 감소했다. 금융업이 지난해 4402억원에서 올해 486억원으로, 종이목재업은 지난해 2625억원에서 올해 350억원으로 각각 88.96%, 86.67%씩 감소했다.
지난 3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 12월결산법인의 유보율이 721.62%를 기록한 것을 보면 올해 기업들은 설비투자보다 현금으로 보유를 선호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