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산업계 키워드는 그린ㆍ신사업ㆍ도약

입력 2010-12-20 14:51 수정 2010-12-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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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ㆍIT는 ‘그린ㆍ스마트’, 정유는 ‘도약’, 석유화학은 ‘신사업’, 조선은 ‘친환경선박’, 철강은 ‘가격’”

국내 산업계가 내년을 바라보는 업종별 키워드다. 삼성, LG 등이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을 완성한 가운데 전자ㆍIT, 정유ㆍ석유화학, 조선ㆍ철강 등 각 업종의 대표기업들이 체력보강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삼성, LG 등 전기ㆍ전자 업계의 관계자들은 내년 현안으로 ‘그린’을 토대로 한 태양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LED), 그린 메모리 등 신성장 동력을 꼽았다. 이들 사업의 성공여부가 향후 10년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구체적인 생산확대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흥사업장에 위치한 30메가와트(MW)의 태양전지 생산ㆍ연구 시설을 100MW까지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120MW 규모의 현재 생산라인을 330M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과 LG는 이들 생산시설 확장 계획을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업황에 따라 하반기에는 규모가 더욱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태양광 전문 조사기관인 솔라버즈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태양전지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107% 성장한 4GW(176억 달러 규모)를 보였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25% 성장한 20.4GW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태블릿PC를 필두로 한 스마트 기기들의 출시도 주요 현안이다. 삼성은 지난 17일 임직원 소통망인 마이싱글을 통해 ‘2011년 가장 주목해야 할 트렌드’ 중 하나로 스마트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으킬 ‘IT빅뱅’을 선정하기도 했다.

선정 이유는 스마트 기기가 단지 제품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면서 산업에 미칠 파급력도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애플은 내년에 크기가 작아진 새로운 태블릿PC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내년 상반기에 실용과 오락을 넘어서는 새로운 개념의 태블릿PC를 출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패널(FPD) 등 전자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하는 부품 부문은 내년 경쟁력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도체는 모바일기기용 낸드플래시를 강화애 업황의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갖춘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패널의 사업 추진 속도 조절이 최대 관건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2012년, LG디스플레이는 2013년에 TV용 OLED 패널의 생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의 내년 키워드는‘도약’이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시련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정제마진이 회복되면서 소폭의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 정유기업들은 회사 분사, 공장 완공 등을 통해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내년 1월1일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분사하고 독립경영체제로 들어간다. 존속 회사는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SK에너지(석유부문), SK종합화학(화학부문)과 SK루브리컨츠(윤활유부문)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자원 및 연구개발에 주력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한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신규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1월 말쯤 2조5000억원을 투입한 제2 고도화설비가 완공된다. 본격적인 상업생산은 7월쯤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온산공장 증설 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대규모 투자사업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90만t의 파라자일렌과 연산 28만t의 벤젠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무려 투자액이 1조4000억원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내년 6월에 공장이 완공되면 석유화학 부문에서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연산 16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 연산 58만톤 규모의 벤젠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이달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 제3 고도화설비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키워드는 전기차용 2차전지나 태양광 사업과 같은 신사업 추진이다. 석유기반 기존 화학산업의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 특히 전기차용 2차전지 경쟁이 뜨겁다. LG화학과 삼성SDI가 앞서가는 가운데 SK에너지가 뒤쫓고 있는 상황. SK에너지는 최근 애경유화와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소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음극재는 양극재ㆍ분리막ㆍ전해액과 함께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다.

LG화학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미국의 GM과 포드, 유럽의 르노와 볼보 등과 2차전지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섰다.

석유화학업계의 또 다른 화두는 태양광. 태양광 발전시장의 확대와 맞물려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생산 및 확보 경쟁도 뜨겁다.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 확대를 위해 향후 2년 동안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앞서 KCC는 최근 1억달러를 투자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연산 3000t 규모의 공장을 건설키로 하는 등 폴리실리콘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내년 조선업계에선 친환경선박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사고가 났을 때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할 수 있는 단일선체 유조선을 퇴출시킴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 역시 이중선체 유조선만을 건조하게 됐다. 선박엔진의 환경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선박 엔진을 만드는 현대중공업과 STX는 친환경 엔진 개발 및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원자재 가격과 제품 가격, 둘째는 철강 수요 변동이다. 내년 1분기 철광석 가격은 7~8%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제철소들과 광산업체들은 이미 오른 가격으로 계약을 맺었다. 결국 원가 압박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레 “내년 2분기 이후에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두 번째 관심사는 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 회복이다. 신차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고, 조선 수주량은 늘고, 건설 미분양이 줄고 있어 내년 경기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1분기까지는 수요회복이 불가능하겠지만 이후에는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송영록 기자 syr@

최재혁 기자 freshphase@

이다람 기자 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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