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내달리던 코스피지수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감이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긴장감까지 고조되면서 투심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지수는 연평도 포사격 훈련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장중 20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사자에 힘입어 2000선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단기급등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북한과 유럽발 리스크까지 재부각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국내증시의 안정이 일부 대형주 위주의 하방경직성에 의한 것임을 감안할 때 여전히 시장 수급과 에너지가 양호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당분간 국내증시가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수는 연말까지 상승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코스피가 두자릿수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때마다 국내 증시에서는 산타랠리가 어김없이 나타났는데 올해가 딱 그런 상황"이라며 "국내외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어 지수는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역시 이미 시장에 노출된 사항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 위험이 감소하고 있고 주요 2개국(G2)의 경기 모멘텀이 확산되고 있다"며 "선행지표의 반전 기대가 커지고 있어 연말 시장의 강세 흐름은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세 지속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20일 현재까지 3조914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사들였다. 12월 외국인 순매수 규모로는 역사상 가장 많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장세 특성상 12월 외국인 매수는 한산한데 올해는 이례적"이라며 "향후에도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아 강력한 수급 모멘텀이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배당 관련 외국인의 막바지 매수가 이어지고 연말 장부마감(Book closing)을 앞둔 기관이 수익률 관리에 나설 것으로 기대돼 수급적 요인이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IT(전기전자), 화학, 은행, 조선 등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2000돌파 과정에서 외국인과 기관, 자문사 등이 대형주를 사들이면서 중소형주나 코스닥 투자자들 대부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외국인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자문사는 대형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가급적 중대형주 중심 대응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