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뒤로 가는 한진重 노조

입력 2010-12-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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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연말 밀려드는 수주 소식에 숨 가쁜 모습이지만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때 아닌 투쟁구호와 현수막으로 썰렁하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해외수주 100억달러를 내세우며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맏형격인 한진중공업은 수주 감소와 파업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가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해 지난 20일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는 사측이 올해 초 구조조정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해놓고도 영도조선소에 수주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2년 간 수주 물량이 전무한 상황이다. 여기에 해경으로부터 수주한 경비함 9척도 오는 2011년에는 모두 인도가 끝나 이르면 내년 3월부터는 당장 일거리가 없는 판이다. 일각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를 폐쇄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회사 측은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구조조정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여 영도조선소를 고기술·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는 첨단 조선소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양적인 면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상황이다. 해운 및 조선 산업 분석 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수주량은 4530만CGT, 중국은 5290만CGT으로 우리나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

중국을 제치고 조선 1위의 자존심을 되찾아야할 시기에 한국 조선 산업의 종가격인 한진중공업이 노조에 발목 잡힌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한진중공업은 과거 1960년대부터 냉동선, 화학제품운반선, 자동차운반선 등을 조선 불모지에서 만들어냈다. 스키드공법을 개발해 건조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도 한진중공업의 큰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조선의 명가로서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사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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