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로 가련다" …연평주민 속속 그리운 집으로

입력 2010-12-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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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연평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이 끝난 다음날인 21일 인천으로 피신했던 주민들이 속속 연평도로 돌아왔다.

특히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우리 군의 사격 훈련이 북한의 추가 도발 없이 무사히 끝난 데에 안심하며 다시는 삶의 터전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연평도 당섬부두.

인천에서 오전 11시30분에 출항한 여객선이 ‘두웅’ 소리를 내며 부두에 닿았다.

마중나온 주민들이 우르르 여객선 출입구 쪽으로 몰려가 배에서 내리는 가족과 지인들을 반갑게 맞았다.

여객선에서 내리는 주민들 손에는 섬을 떠날 때 챙겨갔던 짐보따리나 종이상자 등이 가득 들려 있었다.

북한의 포격 후 인천의 큰아들 집에서 지내다 돌아온 차양순(77) 할아버지는 “아들 집에서 찜질방을 왔다갔다했는데 오늘 ‘연평도 가련다’하고 다 싸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차 할아버지는 “여기서 60년 이상을 살아서 연평도가 사실상 고향인데 내가 가면 어딜 가나”라며 앞으로 섬을 나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비(77) 할머니도 불편한 찜질방 생활을 접고 김포가 아닌 연평도로 발길을 돌렸다.

6.25전쟁 당시 피란 생활을 했지만 수백명이 모여 지낸 찜질방 생활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는 “겨울이면 항상 굴을 따러 다녔는데 밖에서 하는 일 없이 지내니까 몸에 병이 날 것 같아 들어왔다"며 "아직 마음이 불안하고 심장이 벌렁벌렁하긴 하지만 고향 같은 곳이니 다신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욱(73) 할아버지도 “섬에 들어오니 기분이 좋다”면서 “바깥사람들은 여기 들어오면 죽는 줄 알지만 안 그렇다. 내 고향 내가 지키다 죽으면 죽었지 다시는 나가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연평교회 송중섭 목사의 부인 박미경(41)씨도 이날 두 아이를 데리고 섬으로 돌아왔다.

섬에 남아있던 아빠를 다시 만난 어린 아이들은 아빠 손을 꼭 잡고 어리광을 부리며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박씨는 “아무 사고 없이 사격이 잘 끝나서 감사하고 마음이 편하다. 앞으로 북한이 다시 포격을 할 것 같진 않다”라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연평면에 따르면 이날 섬으로 돌아온 주민은 모두 58명. 나간 주민은 12명에 불과했다. 섬에 남은 주민은 다시 146명으로 늘었다.

한편 4차례나 연기됐던 공공비축미 매입이 이날 마무리돼 농민들은 걱정 한가지를 덜었다.

연평면은 총 14 농가에서 1131포대를 공공비축미로 사들였다.

24포대(40㎏)의 벼를 수확해 농산물품질관리원 검사원으로부터 특등급을 받은 이철훈(63)씨는 “올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지어서 홀가분하다”며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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