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하종선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제358호에서 열린 ‘현대건설 매각관련 양해각서(MOU)해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현대그룹은 약물을 복용한 벤존슨이 아닌 두팔이 묶인 상황에서도 승리한 다윗”이라며 “우리(현대그룹)는 도핑테스트를 당당히 통과했지만 이젠 심판이 신체해부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하 사장의 발언은 2차 심리 도중 현대차 변호인이 현대그룹을 벤존슨에 비유하며 경기 결과 이후에도 잘못이 알려지면 승부 결과 자체도 바뀔 수 있음을 암시한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다음은 하 사장 멘트 전문>
사실관계를 변호인이 다 말해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 재판부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 현대차 변호인이 '벤존슨(서울올림픽 당시 캐나다 육상 대표)' 이야기를 해서 한마디 하겠다.
무제한급 세계 챔피언전이 열렸다. 무제한급은 원래 계체량 통과와는 상관이 없다. 하지만 채권단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이라는 계체량을 해야겠다고 통보했고, 현대그룹이 재무약정 체결을 안맺는다고 제재를 했다.
결국 현대그룹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고 (국내금융시장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 링 위에 올라 국제금융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팔이 뒤로 묶이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혈투 끝에 누구나 질 거라고 하는 '언더독(현대그룹)'이 KO승 혹은 판정승 한 것이다.
현대차 변호인이 말한 '벤존슨'처럼 약 먹은 것 아니다. 우리는 도핑테스트를 당당히 통과했다. 입찰안내서에 근거한 증빙자료 제출, 평가 점수 등으로 도핑테스트를 통과했는데 채권단은 신체해부를 해야겠다고 나섰다. 신체 일부를 잘라서 그 안에 쇠붙이가 있는지 특수장치가 있는지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채권단의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이다.
이번 M&A는 공개 입찰이고 30여명의 기라성같은 전문가들이 외부 연락이 차단된 채 밤을 새워서 평가해 결과를 낸 것이다.
팔이 뒤로 묶인채 링에 올랐던 '언더독', '다윗'이 이긴 것이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변호인들이 법정에서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