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 예탁결제원의 ‘말 바꾸기’

입력 2010-12-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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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파생상품 수수료 인상 논란일자 발뺌

한국예탁결제원이 ‘말 바꾸기’행태로 관련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내년초부터 장외파생상품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업계에 보내고도 문제가 불거지자 확정된 게 아니라며 발뺌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초 국내외 17개 금융투자회사에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대폭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건당 90원이었던 발행액을 5만원으로 전격 인상하겠다는 것. 인상률은 무려 5만5455%에 달한다.

발행 수수료 인상이 시행되면 이들 증권을 매년 수천건씩 발행하는 대형 증권사들은 수억원의 수수료를 추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장외파생상품은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이다.

예탁결제원의 인상 논리는 이렇다. 처음 장외파생상품 도입시에는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낮은 수수료를 받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 또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받은 일부 금융투자회사들은 다른 기관을 통해 발행수수료를 건당 10만원씩 내고 있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예탁결제원이 국내 유일의 수탁기관이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되자 예탁결제원은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말을 바꿨다. 내년 초부터 시행하기로 잠정 결정됐음에도 취재에 들어가자 말을 바꾼 것이다.

예탁결제원의 ‘말바꾸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0월 예탁결제원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센터에 있는 유가증권 보관 금고가 금 보관소로 활용될 거라는 언급을 한 뒤 하루만에 “이는 예탁결제원의 바람일 뿐이다”며 말을 바꿨다.

하지만 ‘2011년 예탁결제원 중점추진과제’를 보면 버젓이 ‘금 예탁결제 인프라구축’에 금거래소 도입방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확인 결과 예탁결제원 금고를 금 보관소로 활용한다는 계획. 이미 확정돼 있던 사안을 아니라며 발뺌한 셈이다.

공공기관의 입은 신중해야 한다. 그 입에 따라 정책이 변하고 여러 사람들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의 '눈가리고 아웅' 식의 대응을 우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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