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뭐하지?’하고 고민하는 골퍼는 ‘스크린골프’로 여행을 떠나보자. 필드의 맛은 떨어지지만 그런대로 골프가 가진 재미가 쏠쏠하다. 그린은 이미 꽁꽁 얼어붙은 데다 눈까지 소복이 쌓여 골프장은 대부분 휴장중이다.
스크린골프의 최대 장점은 핸디캡에 관계없이 시물레이션 특성만 알면 큰 차이가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또한 평생 가보지 못할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나 페블비치CC에서 샷을 날릴 수 있다. 게다가 강추위나 폭풍설한이 몰아쳐도 라운드가 가능한 전천후 골프장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18홀에 1인당 약 2~3만원 정도. 클럽은 물론 장갑, 신발, 볼까지 완비돼 있고 24시간 언제든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비록 스크린에 대고 볼을 날리지만 실제 코스에서 사용하는 모든 클럽을 사용, 현장감이 재현된다는 점이 인기비결.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으면 훌륭한 연습장도 된다. 다만, 잘 치기위해서 몇 가지는 머릿속에서 반드시 기억해 둘 것이 있다.
스크린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샷을 하면 훅이나 슬라이스, 토핑 또는 뒤땅 등 모든 것이 그대로 스크린에 나타난다. 그 정도로 기술이 발달돼 있다. 최근에는 3D스크린골프까지 선보였고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즐기는 스크린골프까지 등장했다.
국내 스크린골프장은 대략 6000개 정도. 이중에서 70% 이상이 골프존(대표이사 김영찬)이다. 골프존이 펴낸 ‘스크린골프 바이블’에서 스크린골프의 원리와 타수 줄이는 비결을 알아본다.
▲방향키를 조절하라
스크린(화면)에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시작 전에 꼼꼼히 살펴보고 코스공략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먼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스크린 골프를 작동시키는 컴퓨터 키보드의 간단한 조작을 통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스크린 골프는 공략하고자하는 목표지점을 좌우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좌우의 커서(cursor) 키를 이용해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미리 조절해 놓고 자신의 샷은 스크린의 정중앙을 향해 똑바로 친다.
이러한 상황은 바람의 방향이 측면으로 부는 경우나 OB(아웃 오브 바운스) 및 워터해저드 등을 피해서 공략할 때 유용하다. 그린 주변에서 그린의 경사도가 좌우로 흐르는 경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300야드를 날린다
짤순이(短打者)는 일단 불리하다. 필드에서는 비거리가 짧아도 리커버리가 가능하지만 스크린골프는 불가능하다. 비거리를 200야드 이상 내야한다. 시물레이터 센서가 헤드와 볼의 스피드를 자동으로 감지해 비거리를 추산한다.
따라서 장타를 내려면 임팩트 순간 파워와 스피드가 필수다. 낮게 깔아 치고 스피드를 내야 한다. 펀치샷처럼 4분의3 스윙이 효과적이다. 탄도가 낮아야 멀리 나가고 헤드스피드가 빨라야 거리가 난다. 10.5도의 드라이버라면 12.5도로 올려 맞는 것이 좋다. 어퍼블로로 치고 폴로스루를 낮고 길게 가져간다.
슬라이스나 훅으로 고생하는 골퍼는 스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방향키를 이용해 목표지점을 변경하고 정중앙을 향해 샷을 한다. 슬라이스 구질의 골퍼라면 왼쪽 방향키를 세 번 눌러주면 볼이 휘어도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진다.
▲풍향과 풍속을 잘 파악하라
실제코스와 달리 스크린에서 바람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문제는 클럽과 비거리에 따라 바람의 영향이 달라진다는 것. 풍속과 풍향은 스크린 우측 아래쪽에 표시돼 있다.
초속 1~2m는 무시해도 된다. 하지만 초속 5m가 넘으면 클럽을 바꿔야 한다. 6번 거리에서 맞바람일 경우 5번으로 바꿔야한다. 144m남은 거리에서 아이언 5번을 잡는다면 초속 5m일 때 역풍은 4.5m 덜 나가고 순풍이면 4.5m 더 나간다.
더 심각한 것은 측면 바람이다. 초속 5m가 넘으면 예측하기가 어렵다. 우드와 아이언, 그리고 웨지가 남은 비거리에 따라 각각 다르다. 페어웨이 우드를 예를 들면 대략 4.5m정도 옆으로 날라간다. 아이언은 그 폭이 더 크다. 150m 남았을 때 7번 아이언의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람이 분다고 가정하면 초속 5m일 때 오른쪽으로 8m가 꺾인다.
‘초속 3m당 방향키 한 번’이라는 공식을 기억해두면 편리하다. 수치를 모두 기억하기가 어려우므로 자신의 경험치를 갖고 플레이를 하는 것도 요령이다.
▲퍼팅은 경사면이 관건이다
오르막, 내리막, 좌측 또는 우측의 경사도 등 스크린이 표현해주는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크린의 그린은 색깔을 통해 높낮이를 구분해 준다. 오른쪽 상단에 막대가 나타난다. 색상은 4가지. 높이가 높은 순으로 빨강 파랑 노랑 연두 등이다. 중요한 것은 경사면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일. 스크린에서는 바늘같은 하얀색 막대바가 움직이는 것을 제대로 읽어주면 된다. 막대바는 경사면을 따라 움직인다. 쉽게 물의 흐름을 생각하면 된다. 경사면이 클수록 막대바의 흐름은 빨라진다.
경사가 심한 경우 홀과 거리가 4m이면 센서를 기준으로 볼 1개 정도, 완만한 경사에서 4m일 때 센서를 기준으로 볼 반개 정도 좌우측으로 스트로크한다.
스크린 골프는 핀까지의 거리를 미터(m) 로 표시해 주며 전후방의 경사도는 + 또는 - 로 표시된다. 전후방 경사도의 0.1m 당 약 1m 정도로 거리를 가감한다.
예를 들어 5.5m 남은 상황에서 +0.25m 오르막 경사가 있다면 약 8m로 계산해 퍼팅한다.
▲발끝이 오르막과 내리막이다
먼저 발끝 오르막 지형은 발이 놓인 위치보다 볼이 놓인 위치가 높은 곳을 말한다. 발끝 오르막의 제1원칙은 클럽의 그립을 짧게 잡는 것. 그립을 평소보다 5~10cm 내려 잡고 스윙을 한다. 그리고 팔로만 스윙을 한다. 거리욕심에 체중이동까지 완벽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버린다. 또한 목표물의 우측을 겨냥해야 한다.
발끝 오르막 지형에서는 볼에 클럽의 헤드면이 닫혀 맞게 되므로 실제 필드에서도 훅 구질이 나오기 쉽다. 스크린에서는 이 원칙을 아예 기본값으로 인식시켜 놓았기 때문에 공식처럼 우측을 겨냥한 뒤 친다.
▲볼이 벙커와 러프에 빠졌다
벙커에 빠진 볼은 거리에 따라 각각 더 쳐야 한다. 대략 30~40% 정도 거리를 더 보면 된다. 100m이상은 30m를 더 보고, 50m 이상은 20m, 50m이내에서는 15m를 더 보내야 한다. 특히 그린주변에서 사이드 벙커는 40%를 추가한다. 남은 거리의 2배에서 조금 덜 친다.
이 거리 계산은 러프에서도 비슷하게 적용한다. 10% 정도 거리를 더 늘려 잡으면 된다. 100m이상은 20m, 50m이상은 10m, 20m이상은 5m 정도 더 치면 거리가 맞는다.
▲높낮이를 읽어라
스크린에 목표지점과 별도로 표고차(높낮이)가 ±5로 되어있으면 그만큼 더하고 빼야 한다. 목표지점이 150m이고 +5면 155m를 보아야 하며 -5면 145m를 보면 된다. 즉 오르막 1m당 1m를 더하면 된다.
▲비가 온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거리의 차이가 생긴다. 특히 비오는 날씨에는 캐리와 런이 줄어들기대문에 약 10~20% 정도의 거리를 더 보아야 한다. 이는 그린에서도 마찬가지로 약 20% 정도 거리가 감소한다.
예를 들어 실제 거리 150m이며 러프에 볼이 떨어져 있다. 그린까지 오르막 10m이며 맞바람 초속5m(5m/s)로 불고 비가 온다. 이를 계산하면 150m(실거리)+15m(러프의 상황 10%)+10m(오르막)+10m(맞바람 1클럽)+20m(비오는 상황 약 10~20%)=205m가 된다.
▲그린주변에서는 볼을 띄우는 것이 좋다
그린 주변에서는 상황에 따라 샷이 달라져야 한다.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높거나 볼의 진행 방향에 높은 턱이 위치하는 경우 낮은 샷으로 굴려 어프로치를 하면 앞의 경사에 맞고 방향이 바뀌거나 볼이 가다가 만다. 이럴 때는 로프트가 있는 클럽을 이용해 볼을 띄워서 경사를 넘겨야 한다.
그린주변에서 어프로치를 할 때 볼이 그린에 떨어지지 않고 주변의 러프나 페어웨이에 떨어지면 거리가 감소한다. 따라서 그린에 직접 볼을 떨어트리는 것이 유리하다.
핀과 50m이내에서는 7대3의 법칙을 활용한다. 35m날리고 15m는 굴러가게 한다.
▲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필드에서는 나무가 앞에 있으면 옆이나 뒤로 빼면 된다. 하지만 스크린에서는 목표방향 쪽으로 나무가 있고 그 뒤에 볼이 있다면 100% 나무에 맞는다. 이런 경우는 1벌타를 먹고 드롭하면 좋은 지점으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센서가 이런 내용을 읽지 못해 드롭이 안 되면 가급적 나무가 없는 곳으로 쳐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