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시작해 태블릿PC로 막을 내린 IT업계에도 2010년을 뒤로 하고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스마트폰 열풍이 몰고 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기와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은 한국인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며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만큼 IT업계를 강타했다.
IT산업 관계자들 역시 ‘IT 업계가 눈부시게 변화한 해로 2010년 만한 때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올해 IT업계의 화두는 무엇일까. IT업계의 화두를 요약해 보면 모바일에 기반한 ‘소셜커뮤니케이션’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아울러 3D, 모바일 인터넷, 태블릿 PC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11년에도 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IT산업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IT기기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2011년 IT산업 성장전망 보고서’에서도 이 점은 뚜렷이 강조되고 있다. 지경부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은 수요 증가세 둔화, 공급 과잉으로 인한 단가하락으로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태블릿PC나 스마트TV 등 융합 신사업은 고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IT 시장은 태블릿PC나 스마트TV 등 융합사업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주축이 돼 4.1%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IT 전문 조사업체 한국IDC는 내년 국내 IT시장 규모가 올해 18조6920억원에서 4.1% 늘어나 19조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전자업종의 수출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의 긴축정책과 유럽 재정불안, 현지생산 증가 등이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하며 지난해 대비 5.3% 증가한 16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도 부품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체감경기 부진으로 2010년 대비 2.7% 소폭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내수가 주춤하면서 전자제품 생산 역시 금년보다 3.1% 늘어난 28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분야별 대응책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통신업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응용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반면 IT기기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밀려 올해에도 고전을 면칠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음악, 게임 등 모든 콘텐츠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활용 가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
IT서비스 업계는 수년 전부터 '포화상태'로 묘사돼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IT의 발전과 스마트워크 및 기업 IT시스템의 첨단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업계 전망은 밝다.
지난해 연말 게임 ‘셧다운제’ 도입과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의향서 제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터지며 한 바탕 요란하게 마무리한 게임업계는 연초부 굵직굵직한 기대 신작들을 준비하며 ‘별들의 전쟁’의 포문을 열고 있다.
◇ IT 서비스, 해외사업 ‘날갯짓’=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의 내년 시장 전망은 일단 ‘맑음’이다. IT서비스 업계에는 IT의 발전과 스마트워크 및 기업 IT시스템의 첨단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해외시장 확대와 신사업 발굴 등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올해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이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에도 날개를 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모바일 오피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U헬스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각오다.
또한 지난해를 해외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던 이들 기업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기술력을 갖추고도 무턱대고 해외진출의 문을 두드려 실패를 맛봤다면 이제는 보다 영리하게 접근해 선진국 시장까지 노릴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평가에서다.
삼성SDS는 지난 6월 현재 전체 매출 중 20%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을 내년에 3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국내 IT서비스 기업 중 가장 많은 해외법인(7개)을 운영하고 있는 LG CNS는 내년에도 미주ㆍ중국ㆍ중앙아시아ㆍ동남아시아 등을 집중 공략한다.
SK C&C는 글로벌 사업 총괄조직인 G&G(Growth&Globalization) 부문을 통해 미국, 중국, 기타 개발도상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SK C&C는 9월 북미 지역 최대 전자결제 업체인 FDC와 손잡고 현지에서의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개시했으며 올해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 IT기기, ‘스마트’에 밀려 고전=올해 IT기기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휴대용미디어플레이어(PMP)는 동영상, 음악, 게임 등 모든 콘텐츠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활용 가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 실제로 지난해부터 출하량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대형 화면을 채택한 스마트폰과 더불어 PMP 화면과 유사한 태블릿 제품이 수요를 대거 흡수하면서 국내 PMP 시장 하락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아이리버, 사프로 대변되던 전자사전 시장은 더 심각하다. PMP 업체의 경우 태블릿이나 3D 기술을 응용한 시장 변화가 가능하지만 전자사전은 아예 돌파구조차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전사사전 업계에서는 내놓은 신상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전자사전 기능이 다른 디지털 기기에 기본 장착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 지난해 시장규모는 전년에 판매됐던 80만대에 못 미쳤다.
MP3플레이어 역시 2009년 일주일 평균 6만건에 달하던 판매량이 2010년 들어 1만건으로 80%가량 줄었다. 전체 판매 규모 역시 갈수록 줄고 있어 2011년에도 15~20% 정도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내비게이션 시장은 무선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스마트기기의 위협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다. 내비게이션이 기본적으로 장착된 태블릿PC와 승부가 남아 있지만 방대한 데이터와 전용기기라는 인식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 통신, 무선인터넷 본격화=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을 알린 2010년이 스마트 시대의 원년이라면 2011년은 이를 응용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선인터넷은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영향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에서 무선망을 활용한 업무시스템 개선 의지가 엿보이고 타 산업과 융합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통신업계는 올해부터 추진될 정부의 ‘스마트 워크’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 추세에 맞춰 국내 통신사들의 무선인터넷 융복합 서비스 제공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대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스마트워크 인프라 고도화, 서비스 확산, 환경조성, 경쟁력 강화 및 시장선도 등을 위해 오는 2015년까지 2341억원을 투자, 한국형 스마트워크 모델 개발 확산에 나선다.
오는 6월부터 공식출범하는 국내 통합 앱스토어(K-WAC)도 그동안 애플과 구글에 밀려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통신사의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WAC는 SK텔레콤, KT, LG U+ 등 이통 3사가 모든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도매 장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2011년에도 ‘맑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블릿 시장은 1분기에 다수의 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통신사의 중요한 전략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밖에 클라우드컴퓨팅, 모바일 콘텐츠 사업 등이 융합 산업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 게임, 신작 봇물 ‘별들의 전쟁’=2010년 한 해를 마무리한 게임 업계는 올해 굵직굵직한 기대 신작들을 준비하며 ‘별들의 전쟁’의 포문을 열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 업체의 M&A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PC기반 온라인게임에서 탈피해 태블릿PC 등 플랫폼 다변화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의 다각화 및 오픈마켓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해(6조5806억원)보다 18.3% 성장한 7조7837억원의 시장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게임이 전년 대비 28%의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PC게임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먼저 내년 가장 큰 변화점은 인기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부터 1인칭슈팅(FPS)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는 것. 최근까지 4차례에 걸친 테스트를 끝마치고 오는 11일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NHN 한게임의 MMORPG ‘테라’는 유저들의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신생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한 테라는 개발기간 총 4년에 국내 게임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엔씨소프트의 신성장동력인 기대작 ‘블레이드 앤 소울’은 내년 중반 출시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로 늦춰져 테라와의 정면승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별들의 전쟁’ 이외에도 태블릿PC 등 플랫폼 다변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오픈마켓 자율심의제가 내년 도입될 것으로 보여 오픈마켓 시장 진출 가속화 역시 2011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다만 내년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은 심야시간 온라인 게임 이용이 금지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도입되고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강화되는 게임 심의와 게임 심의료 인상,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크게 이슈가 된 이후 게임의 역기능을 막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내년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