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5억3000만원 탈취 용의자 모두 검거(종합2보)

입력 2011-01-0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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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랍 31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 5억 탈취사건 용의자가 3일 모두 검거됐다.

구미경찰서는 3일 이 같은 혐의로 동갑내기 사회 친구인 이모(28)씨와 김모(28)씨, 곽모(28)씨 등 3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 가운데는 현금수송차 경비업체 직원과 전직 경비업체 직원이 포함돼 있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건 발생 = 현금 탈취 사건은 구랍 31일 오후 1시30분께 구미시 부곡동 구미1대학 긍지관 앞 도로에서 발생했다.

은행과 계약을 맺고 현금수송을 맡은 한 보안회사의 직원 3명은 같은 날 구미1대학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업무를 보고 오후 1시10분께 도로에 차를 세운 뒤 교내 식당에서 식사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전 구미지역의 자동입출금기 10여곳에서 현금을 보충하고 오전 업무의 마지막 코스로 구미1대학을 방문한 길이었다.

20분간 식사를 하고 나온 이들은 차량의 문이 열린 채 현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트럭을 개조한 현금수송차량 내에 금고가 있었으며, 범인은 차 문과 금고를 모두 도구를 사용해 열고서 안에 있던 현금 5억3천60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계획된 범행 = 범인은 현금수송요원 3명이 모두 식사하는 20분의 틈을 이용해 현금을 탈취했다.

방학 중이긴 하지만 대낮에 행인이 볼 수 있는 길가에 세워진 차의 잠금장치를 뚫고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특히 현금수송차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서 칩을 빼내 신분을 알 수 없도록 한 것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에 의한 범행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금수송차에 3중 잠금장치가 있어 전문털이범이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현금을 빼내기 어렵고, 경보기가 없는 금고쪽 문을 바로 열었다는 점 등도 이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현금수송차의 행적을 따라서 설치된 CCTV를 조사해 이동경로가 의심스러운 차량을 용의선에 올려놓고 수사하면서 보안회사의 전ㆍ현직 직원이나 동종범죄 전과자 등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용의자 검거 = 경찰은 사건 발생 2일 만인 지난 1일 CCTV 하드디스크를 복원해 용의자 얼굴을 공개 수배했다.

범인은 하드디스크 메모리 칩을 훔쳐 달아났지만 하드디스크에 흔적이 남아 있으리란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탓에 얼굴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경찰은 공개 수배에도 용의자 검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제보를 통해 CCTV에 찍힌 용의자 옷이 모 경비업체 복장임을 확인해 용의자 이모(28)씨가 6개월 전까지 모 경비업체에서 일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를 통해 경찰은 해당 현금수송차 경비업체에 근무하는 김모씨가 정보를 제공했고, 또 다른 동갑내기 친구 곽모씨가 망을 보는 등 모두 3명이 공동으로 범행에 가담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씨는 이날 직접 현금수송차에 탑승하지 않았지만 평소 현금수송차의 이동 경로 등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애초에 경찰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가담했을 것으로 봤던 의심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사건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에도 경찰은 끈질긴 수사 끝에 3일 이씨 등 3명을 대구와 포항 등지에서 모두 검거했고, 현재 구미로 이송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범행 이유 = 경찰은 아직 조사 중이란 이유로 범행 이유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범행 이유와 관계없이 경비업체들은 전ㆍ현직 직원이 현금 탈취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직접 범행에 나선 이씨는 해당 현금수송차와 직접 연관이 없지만 전직 경비업체 직원이고, 이씨에게 정보를 제공한 김씨는 해당 현금수송차 경비업체의 현직 직원이다.

이에 따라 경비업체의 도덕적 해이와 함께 직원 교육이나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구미로 이송해 자세한 범행 동기와 현금 사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이유나 과정 등은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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