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 룰라, 평범한 자연인으로

입력 2011-01-05 01:05 수정 2011-01-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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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퇴임 직전 지지율 87%를 기록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1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상파울루 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 시의 사저로 돌아간 ‘시민 룰라’의 일상은 말 그대로 평범한 자연인의 모습이라고 브라질 언론이 4일 전했다.

룰라는 호세프 취임식이 끝난 뒤 2~3일 이틀간 외출을 하지 않은 채 시내 프란시스코 프레스테스 마이아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안에서 부인 마리자 레티시아 여사, 아들 마르코스 클라우디오 등 가족들과 휴식을 취했다.

전날은 비교적 늦은 시간인 오전 9시께 잠에서 깬 뒤 부인이 차려준 아침식사를 하면서 신문을 읽고 TV를 시청했으며, 오후 2시께 점심식사를 한 뒤에도 TV 뉴스를 보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룰라는 대통령 재임 중 신문을 별로 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을 읽으면 속이 메스꺼워진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자연인으로 돌아온 룰라는 평상심으로 돌아가 신문을 읽고 TV를 보는 등 모처럼 여유로움을 즐겼다.

룰라는 이틀간 아파트 베란다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경호원 몇명이 아파트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고, 브라질리아 대통령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룰라의 개인 소장품을 운반하느라 오간 것을 제외하면 그저 평온한 주택가의 모습이었다.

한 경호원은 “룰라는 반바지와 소매없는 티셔츠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채 파스텔(브라질인들이 흔히 먹는 튀김요리)을 먹는 등 편안한 모습”이라면서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비를 맞으며 아파트 앞에 서있는 기자들을 위해 위로의 말을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룰라는 가족들과 상파울루 주 대서양 연안의 과루자 해변에서 가족들과 새해 휴가를 보낼 계획이었으나 수일째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원은 룰라 가족을 태운 차량이 전날 밤 아파트를 빠져 나갔다고 말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룰라의 아파트에는 전날 상파울루 주 내륙지역인 히베이라웅 프레토 시에 거주하는 마리아 다 그라사 노바이스(49)라는 여성이 아들 길레르미(20)와 함께 찾아와 룰라와의 만남을 청했다.

마리아 다 그라사는 “1980년대 노동운동가 시절부터 룰라를 알고 있다. 룰라를 부둥켜안고 얘기를 나누고 싶어 왔다”면서 “룰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룰라에게 2014년 상파울루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라고 부탁할 것”이라면서 “룰라는 상파울루 주지사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있던 아들도 “룰라 빨리 내려오세요. 우리 어머니가 20시간 넘게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외쳤다.

한편 룰라는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오는 4월 자신이 노동운동가 시절 운영했던 ‘시민 연구소’ 개소를 계기로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의 노동.사회운동과 집권에 큰 역할을 한 ‘시민 연구소’는 상파울루 시내 이피랑가 구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3년 1월 룰라 정부가 출범하면서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룰라는 ‘시민 연구소’를 향후 ‘룰라 연구소’로 확대 개편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의 연구소 활동은 중남미 및 아프리카 빈곤국 지원, 중남미 통합, 브라질 정치개혁 등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뉘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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