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으로 검찰에 처음 소환된 이호진(49) 태광그룹 회장이 5일 오전까지 장시간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지만 검찰은 추가 소환의 뜻을 밝혔다.
전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이 회장은 약 16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1시40분께 청사를 나섰다.
이 회장은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고 말했으며 다른 질문을 받지 않은 채 대기된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할 사항이 남아 있어 한두 차례 추가 소환이 불가피하다. 조사가 다 끝난 이후 신병처리 수위 등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과 채권, 부동산, 계열사 내부거래 등을 통해 최대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조세포탈을 저지르고 사익을 챙긴 혐의를 추궁했다.
또 주요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부당 취득하고 일가가 소유한 골프장 소유권을 그룹에 강매해 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도 캐물었다.
검찰은 비자금 관리를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83) 태광산업 상무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하고, 비리에 관여한 그룹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