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멋부린 양털부츠 "앗! 겨울 무좀이"

입력 2011-01-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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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해 무좀 최적 조건..실내에선 통풍잘 되는 슬리퍼 착용

▲연합뉴스

여름도 아닌데 한파가 몰아치는 한겨울에 무좀 비상이 걸렸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발을 따뜻하게 하기위해 털이 수북한 신발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보온성과 멋을 살려주는 부츠와 각종 실내외화들이 쇼핑몰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겨울철 여성필수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양털부츠와 털 실내화. 추운날씨에도 발이 시리지가 않아 인기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신발들을 잘 못 신으면 발 건강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무좀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대 회사원 김세령씨(가명)는 외출을 할 때 추운 날씨걱정에 꼭 양털부츠를 신는다. 부츠하나 신었을 뿐인데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인간의 신체 중 발이 따뜻하면 하체가 따뜻해진다는 말처럼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이때 발의 보온성은 그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김씨는 언제부턴가 발이 가렵기 시작해 무심코 긁다보니 갈라져 피가 나고 냄새까지나 피부과를 찾았다. 그는 양털부츠를 잘못 신으면 무좀 등 발 건강에 오히려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흔히 무좀은 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무좀은 피부진균증의 일종으로 피부각질층의 케라틴을 영양소로 번식하는 피부사상균이 잘 증식할 수 있는 고온다습한 환경이 제공된다면 겨울에도 각별히 관리해야한다.

특히 신발 속에서 땀이 나고 건조되지 않으면 땀으로 피부의 각질층이 불어나 무좀균이 기생하기 쉽다. 무좀균은 각질을 분해해 영양소를 만드는데 이때 이소발레릭산이라는 악취를 동반한 물질을 분비해 발 냄새가 나게 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는 “신발 속을 따뜻하고 습하게 방치하는 것은 피부사상균에게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셈”이라며 “특히 부츠나 실내화, 안전화 등 공기가 잘 통하지 않은 신발을 오래 신는 경우 무좀균 등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또 손 교수는 “겨울철에도 실내 온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실내에서 부츠를 신고 장기간 업무하는 것은 발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고 조언했다.

발 건강에 알맞은 부츠의 착용 시간은 정해진 것은 없으나 실내에서는 슬리퍼로 갈아 신거나 통풍이 잘되는 실내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털신발이나 부츠뿐만 아니라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일반 구두도 무좀을 발생시킬 수 있다. 겨울철 온도가 높은 실내에서 업무를 보다보면 신발에서 열이 나고 땀이 차게 돼 곰팡이균을 발생시킨다. 무좀이 곰팡이균의 일종이므로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주로 신는 안전화도 무좀균이 득실거리는 신발 종류 중 하나다. 인부들은 위험한 공사장에서 철근, 못 등과 같은 위험성 재료로부터 발을 보호하기위해 단단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이 신발을 신는다. 게다가 이들은 무거운 벽돌등을 들고 옮기는 등 육체노동으로 한겨울에도 땀이 발생한다. 이때 안전화를 착용한 이들은 무좀균에 노출돼 있어 각별한 자기 발 관리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무좀은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발생하기 쉬운 병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겨울이든 여름이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언제 어디에서든 생긴다.

기존에 무좀이 있던 사람들은 겨울철 멋을 위해 털신발과 부츠를 착용하는 행동은 가급적이면 삼가는 것이 좋다. 만약 이 신발들을 착용할 시에는 실내에서는 벗어두고 바람이 잘 통하는 실내화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 교수는 “여름철에는 특히 젊은 여성들은 발등과 발가락이 보이는 신발을 착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쉬워 무좀환자들은 각별한 신경을 쓴다. 하지만 겨울에는 부츠 등으로 가리기 때문에 안 보인다고 자칫 방심하기 쉬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계절일수록 더 주의를 기울이며 자신의 발 건강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겨울철 무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지 않는 것과 실내에서 통풍잘 되는 실내화를 신는 것이 최우선이다. 만약 이러한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가벼운 일반 운동화를 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무좀균이 발생했을 때에는 3~4주 이상 동안 연고를 발라야 한다. 또 상황이 된다면 약물을 복용하는 병행 치료법을 선택하면 발 무좀에서 조기 탈출할 수 있다.

무좀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각화형 무좀으로 발전하는데 특별한 증상 없이 발바닥이나 발뒤꿈치에 하얀 각질이 일어나고 발바닥이 두꺼워져 치료하기 어려운 상태로 악화된다. 특히 증상이 거의 없는 각화형 무좀의 특성상 본인에게 무좀이 있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아 많은 피해를 입기 쉽다.

손 교수는 “무좀 증상의 완화 이후에도 이 균은 재발하기 쉬우므로 꾸준한 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간요법 중 하나인 식초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흔히 식초를 사용한 치료법 등이 알려져 있는데 피부특성에 따라 오히려 자극을 받아 심한 화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치료방법은 아니니 주의를 요한다. 무좀의 치료로는 항진균제를 국소도포하거나 경구 항진균제를 같이 병행하는 방법이 추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발을 깨끗하게 씻은 후 잘 건조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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