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올해 IPO 활황 준비하라
② 이머징마켓이 IPO 시장 주도한다
③ 홍콩, 亞太 IPO 중심지 도약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의 조사 결과, 지난해 전세계 IPO 건수는 총 1376건으로, 금액도 269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8, 2009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 특히 작년 4분기 글로벌 IPO는 2007년 4분기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제프 번젤 증시 부문 책임자는 “2009년과 2010년 시장은 회복의 해로 규정지었다”며 “시장은 회복 양상을 강하게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세계 IPO 시장에 활기를 북돋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양상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IPO 시장 활황세는 중국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중국의 IPO 건수는 471건으로 금액은 104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합한 것보다 큰 규모이며, 세계 전체 IPO의 34%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중국의 IPO 시장의 큰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2위 은행인 중국농업은행이 IPO를 통해 221억달러를 조달했고, AIA 그룹은 10월 홍콩 상장을 통해 205억달러를 조달하는 등 크고 작은 IPO가 줄을 이었다.
미국 기업들의 IPO도 봇물을 이뤘다. 딜로직에 따르면 작년 미 기업들의 IPO 건수는 2009년의 2배인 110건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다인 2007년의 178건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2011년에도 활황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는 금융위기 여파로 정부 산하에 편입된지 1년만에 뉴욕증시에 재입성, 화려한 부활을 고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조 모리 미국 증시 책임자는 “시장변동성 등 불안요소가 사라진다면 IPO 활동은 계속 활기를 띨 것”이라며 “기업 실적 호조와 경제지표 개선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IPO 역시 견조한 움직임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특히 일본과 호주에서의 IPO가 강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의 IPO는 3월 대규모 IPO에 성공한 다이이치생명보험을 포함해 총 22건, 금액은 146억달러에 달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IPO는 208건, 금액은 356억달러로 정점인 2007년 기록한 487건(1021억달러)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IPO는 꾸준히 이어졌으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생각만큼 활발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재정 위기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유로존은 올해 IPO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편 지난해 남미 지역의 IPO는 브라질의 주도로 23건을 기록, 2009년보다 14건이나 늘었다. 그러나 규모는 2009년의 132억달러에서 86억달러로 줄었다.
BoA 메릴린치의 프랭크 마투로 미 증시 공동 책임자는 “지난해는 브라질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른 역내 국가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며 “2011년에도 IPO 시장에서 브라질이 여전히 우세하겠지만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칠레 같은 역내 다른 국가들의 IPO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관론자들은 IPO 시장이 아직 숲을 빠져 나온 것은 아니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한데다 재정위기 문제, 잠재적인 시장 변동성 때문에 2011년에도 시장이 안정적인 궤도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의 매튜 웨스터먼 글로벌 증시 책임자는 “IPO 시장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활기를 띄고 있지만 거시적 여건과 맞물리면서 내년에도 글로벌 IPO 시장에서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