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1000억원대 법인세 소송에서 패소했다. 울산지법 행정부(김종기 수석부장판사)는 현대중공업이 1000억여 원의 법인세를 과세한 것은 부당하면서 동울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현대우주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산을 시가보다 초과해 매입하면서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감소시켰다"며 "이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춰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한 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1999년과 2000년 당시 다른 그룹 계열사 등과 함께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던 현대우주항공의 유상증자에 2차례 각각 1천100억원 상당, 1천600억원 상당을 출자해 참여했고 2001년 말 현대우주항공이 청산되자 투자 금액을 모두 손실처리했다.
관할 동울산세무서는 이후 2006년 3월 현대중공업이 현대우주항공 법인 청산 후 남은 금액을 손실 처리한 것은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줄인 행위라며 법인세 1천76억원 상당을 부과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러나 "현대우주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는 조세 부담 의무를 부당하게 축소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관할 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556억여원의 추가 과세가 부당하다며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같은 내용의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했고, 현대모비스도 390억여원에 대한 동일 소송에서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