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드만삭스의 투자로 인해 페이스북의 상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내년 중 기업공개를 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닷컴버블’을 연상케 하는 과잉투자 열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100페이지 분량의 사모투자 문서에서 올해 주주 수를 5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7일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은 내년 4월까지 회사의 재무상황을 공개하거나 아니면 증시에 주식을 상장(IPO)해야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비상장기업도 특정 형태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 수가 500명을 넘으면 주요 재무상황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은 주주 수가 500명을 넘어선 회계연도가 끝난 뒤 120일 이내에 재무상황 공개기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대개의 경우 기업들은 이 상황에 달하면 비상장기업으로 재무상황을 공개하는 것보다는 아예 주식을 증시에 상장해 공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선택한다.
페이스북의 경우 현 회계연도가 오는 12월 말 끝나기 때문에 올해 주주 수가 500명을 넘을 경우 내년 4월 말까지 재무상황을 공개하거나 주식을 상장해야 하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페이스북이 내년 주식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월가의 저명한 투자은행으로부터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받으려 해왔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상장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최근 골드만삭스와 러시아의 투자회사 디지털 스카이 테크놀러지스(DST)가 페이스북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골드만삭스가 15억달러 규모의 사모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월가에서는 페이스북의 상장이 최고의 화두로 부상해왔다.
페이스북은 이 100페이지짜리 문서를 6일 골드만삭스가 만든 특수목적회사(SUV)를 통해 투자할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배포했는데 여기엔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상세한 페이스북의 재무상황도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작년 초부터 3분기까지 매출 12억달러에 순이익 3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의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소식통은 페이스북의 작년 한 해 매출이 19억∼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광고 증가에 힘입어 20억달러를 넘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페이스북 주식 매입 신청이 쇄도하자 애초 예정했던 것보다 신청 접수를 조기에 마감하기로 하는 등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내재 가치가 제대로 파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는 것은 과거 ‘닷컴버블’ 시기에 성행했던 ‘묻지마 투자’를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자 여타 벤처기업들과 투자은행들도 기업공개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를 통해 투자권유를 받은 한 익명의 투자자는 페이스북 주식매입 신청을 검토 중이라면서 “이번 페이스북 거래는 인터넷 거품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