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로열트로피서 신세대 스타 확인

입력 2011-01-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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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트로피에서 무패행진을 벌인 노승열이 벙커샷을 하고 잇다. AFP연합

비록 아시아팀은 졌지만 노승열(20.고려대)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아시아와 유럽간의 자존심 걸린 국가골프대항전에서 노승열은 확실한 우위를 지키며 세계골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노승열과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가 속한 아시아팀은 9일 태국 후아인의 블랙마운틴GC(파72, 7,420야드)에서 3일간 벌어진 로열트로피에서 아쉽게 7-9로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2006년 창설된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 노승열은 ‘아시아 상금왕’답게 제몫을 톡톡히 했다.

노승열은 포섬매치플레이로 열린 경기 첫날 중국의 량원충(중국)과 짝을 이뤄 헨릭 스텐손-요한 에드포르스(이상 스웨덴)를 2홀을 남기고 3홀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어 이틀째 포볼 매치플레이에서 역시 량원충(중국)과 호흡을 맞춰 유럽팀 주장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라이스 데이비스(웨일스)에 5홀차로 완승했다. 노승열의 활약에 힘입어 아시아팀은 첫날은 2-2로 비겼고 이틀째는 싹쓸이 하며 6-2로 이겨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그러나 싱글매치플레이로 경기를 펼친 최종일 노승열은 몽고메리를 맞아 스퀘어로 동점을 만들었고 퉁차이 자이디(태국)가 요한 에드포르스(스웨덴)와 비겼을 뿐 나머지는 모두 져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노승열은 2승1무.

이번 로열트로피에서 보여준 노승열의 기량은 차세대 골프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300야드가 넘는 장타력에다 유연성이 뛰어나며 아이언 샷의 정확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제 갓 스물살인데도 불구하고 두둑한 배짱을 지니고 있다. 특히 183㎝에 76㎏의 노승열은 지난해 미국샌디에이고의 타이틀리스트 골프연구소 TPI에서 샷 능력을 측정했을 때 데이터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을 뛰어넘었다. 클럽 스피드는 시속 123마일, 볼스피드 180마일, 볼이 날아가는 거리만 따지는 캐리는 260m를 날렸다.

따라서 노승열은 신세대 스타 플레이어인 이시카와 료(일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미국),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선수라는데 이견이 없다. 지난해 PGA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에 출전경험이 있는 노승열은 오는 2월 23일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한편 로열트로피는 미국과 유럽간의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처럼 아시아와 유럽의 골프 대항전으로 지난 2006년 창설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8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포섬 4경기, 포볼 4경기, 싱글 매치 8경기 등 총 16경기를 치르는 데 각 경기에서 승리하면 1점을 얻고 비기면 0.5점을 딴다. 2006년과 2007년, 2010년에는 유럽이 이긴 가운데 아시아는 2009년에 위창수와 허석호의 활약에 힘입어 처음 승리했다. 2008년에는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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