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일부 대형주를 외국인이 쓸어 담자 품귀현상까지 빚으면서 신규 펀드들은 물론 투자자들이 매수 타이밍을 잡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장세에서는 투자 기간을 길게 보고 가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과 연기금,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제외한 시가총액 50개 종목의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은 전체 3분의 1 수준인 32.14%에 불과했다.
IBK투자증권 오재열 에셋얼로케이션그룹장은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은 38.7%, 상위 10위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은 43.4%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대주주 지분이 많고 외국인 지분까지 상당한 종목들은 주식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예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이 전체의 26.79%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이 50.59%에 달하고 국민연금이 5%, 대주주가 17.62%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대주주 지분이 49.57%, 외국인 지분이 41.67%에 달해 유통 가능 비중은 8.97%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은 2년 전부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대형주 주식 비중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2009년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인 32조4천억원을 순매수했고, 작년에는 사상 두번째로 많은 21조5천억원을 샀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결과 NHN의 외국인 지분은 2008년 말과 견주어 21.97%포인트 늘었고, 신세계의 지분도 16.40%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외국인 지분도 2년 사이 각각 16.57%포인트, 11.82%포인트, 18.82%포인트씩 증가했다. 이들 종목들의 유통 가능 물량은 현재 모두 40% 미만이다.
이동관 스틱투자자문 전무는 "대형주 품귀현상은 외국 롱텀펀드나 연기금 등 중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을 낙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결과"라며 “이런 장세에서는 매수 후 보유 기간을 중장기로 가는 것이 수익률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