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사퇴' 당청 갈등

입력 2011-01-1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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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10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리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 당사자는 이러한 압박에도 "나중에 얘기하겠다"며 일단 버티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청와대도 여당 지도부의 자진사퇴 요구와 절차와 방식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 많은 여론수렴을 통해 국민의 뜻을 알아본 결과 정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적격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잘못된 정부 인사.정책을 보다 냉철하고 치열하게 바로잡고 바꿔야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서병수 최고위원도 "대통령 비서 출신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는게 정당하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지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인사권과 관련된 사안에서 이처럼 이례적으로 반대 입장을 신속하게 정리, 청와대에 전달한 것은 '민심'을 외면하고 '정동기 카드'를 밀어붙였다가 자칫 큰 후폭풍을 만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당장 다가오는 4월 재보선뿐 아니라 내년 총선 가도에서의 위기감까지 느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 후보자가 대통령 비서출신인데다 법무법인 재직시절 월평균 1억여원의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자 지난 주말 여론 청취에 나선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전 위원들의 사퇴요구 기류를 모아 청와대와 특임장관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준은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을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통과되는 만큼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상 '정동기 불가'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데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장과 관계수석이 의견 교환한 결과, 당도 얼마든지 그런 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번에 보여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수석의 이러한 언급은 정 후보자의 거취와는 무관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이명박 정부의 집권 4년차를 맞아 당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와중에 나온 마찰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입장 표명에 대한 보고를 받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 본인은 이날 하루종일 감사원장 후보자 사무실에서 두문불출하다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거취는)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일단은 버티는 모습이지만 이명박 정부에 더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금명간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를 압박하며 정 후보자에 대한 사퇴공세를 벌였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민정수석을 했던 사람을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에 임명한 것은 경우 없는 인사로 이는 국격의 문제"라며 "국정 철학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이번 도덕성 논란을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또다시 정권의 인사 난맥상을 드러낸 전형적인 사례로 규정하면서 대통령 사과와 청와대 관계자 문책도 요구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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