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북미오토쇼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품질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현대차의 가장 큰 도전 과제로 ‘품질’을 꼽았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 역사가 짧은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해야 한다”면서 “품질을 완벽하게 해야 하고, 럭셔리 프리미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품질 면에서 과거부터 회장님과 전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지금까지 향상시켰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면서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그래야 브랜드 이미지를 올릴 수 있다. 전사가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고 품질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 아직까지 현대차의 주력이 중소형 세그먼트임을 확인했다. 정 부회장은 “우리(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에 경쟁력이 있다”며 “유럽 차량들도 중소형화하면서도 고급화하고 있으며 또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해 시보레 소닉, 뷰익 베라노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완성차업계의 다운사이징에 맞서 경쟁할 것임을 시사했다.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대한 정의선 부회장의 의지는 에쿠스 북미 판매에 대한 지대한 관심에서도 잘 드러났다.
정 부회장은 “에쿠스가 현대차 라인업에서 가장 비싼데, 이러한 고급차량이 미국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과거는 무조건적인 럭셔리 방향이었지만 현재는 아이폰과 같은 모던 프리미엄에 방향을 두고 있기 때문에 품질만 좋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렉서스가 성공했듯이 품질과 서비스만 확보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 부회장은 오전부터 이병호 미국판매법인장, 오석근 디자인센터장 등과 행사장을 둘러봤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혼다, 포드, 마세라티. 크라이슬러, 기아차, 도요타 등 대부분의 부스를 둘러본 정 부회장은 포드 행사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벤츠나 BMW를 아직 못 봤지만 포드가 굉장히 많이 발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행사장을 둘러보고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트렌드와 빅3의 회복을 꼽았다. 그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일반화돼 사람들이 큰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다. 꾸준히 하는 회사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수소연료전지차는 많이 안 나왔다”고 지적했다.
또 3년 전 디트로이트 방문 때와는 “빅3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몇 년 전은 썰렁했는데 지금은 나아졌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의 차’ 선정에서 볼트에게 패배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잘됐으면 좋았겠지만, 올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