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는 지난 2007년 주주총회에서 두 차례의 표대결까지 펼쳐가며 벌인 아버지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고배를 마신 후 제약업계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강문석 대표의 이번 복귀를 두고 자신의 주력 분야인 제약업을 인수하면서 재기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들 제약은 지난 10일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1752만3371주(30.0%)를 박우헌 씨외 1인에 양도하고 경영권을 이전한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은 18억원이며 잔금은 162억원이다. 우리들제약은 우리들병원을 소유한 우리들의료재단이 지난 2004년 수도약품을 인수해 제약업계에 진출했지만 자금난을 겪으면서 회사를 매각하게 됐다.
공시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박우헌씨 외 1인은 강문석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가 박우헌 씨와 공동으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들제약의 새 경영지배인 후보로 박선근 전 동아제약 개발본부장이 추천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박 전 개발본부장은 강문석 대표의 측근으로 2차 경영권 분쟁(2007년) 당시 강 대표 측이 추천한 이사후보였다.
강 대표는 지난 2003년 동아제약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후 이듬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분을 계속 늘리며 일명 ‘부자의 난’이 불거졌었다. 강신호 회장은 2004년 당시 강문석 대표에게 물려줬던 회사경영권을 동아제약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회수했다.
강 대표는 2007년에도 수석무역을 통해 동아제약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하며 2차 ‘부자의 난’과 강회장의 4남인 정석씨와 형제대결을 펼쳤지만 경영권 탈환에 실패했다.
이후 강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 전량을 매각하고 주류유통업체인 수석무역과 솔루션 개발사인 디지털오션 대표로 활동하며 제약업계와는 거리를 뒀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가 우리들제약 인수에 성공할 경우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에서 완패한 이후 4년만에 제약업계로 복귀하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 동아제약 부자의 난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강 대표가 제약업에 복귀한 만큼 재기를 노리거나 어떤 형태로던 동아제약과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형제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강신호 회장의 4남인 강정석 부사장은 영업과 연구개발을 총괄하며 후계자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강 부사장은 강신호 회장의 총애를 받으며 현재까지 후계 구도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