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로 승승장구하던 마이스페이스가 라이벌 페이스북에 밀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외신은 12일(현지시간)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이 분사를 추진키로 하면서 마이스페이스는 전 직원의 거의 절반인 5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창업한지 불과 3년만에 1억명의 이용자를 모았지만 현재 5억명 이상을 거느린 페이스북에 밀리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마이스페이스의 마이크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어려운 결단이지만 회사를 지속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이익을 내기 위해 필요한 변화”라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보다 빨리 개발해 재무면에서도 한층 기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는 감원과 함께 영국과 독일, 호주 등 3개국에서 현지 기업과 제휴해 광고 사업을 특화한다는 방침이다.
마이스페이스는 지난 2009년에도 대규모 감원을 실시, 업계에선 잇따른 감원에 모기업인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회장겸 CEO가 매각을 위한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뉴스코프 산하의 IT 관련 뉴스 사이트는 뉴스코프가 마이스페이스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후 매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투자펀드나 미국 야후를 들었다.
뉴스코프는 2005년, 당시 잘 나가던 마이스페이스를 5억8000만달러에 인수, ‘미디어왕의 SNS 진출’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2006년에는 소프트뱅크와 연계해 일본 진출도 발표, 현지에선 ‘외국 함선의 습격’이라며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SNS의 취약성과 급변하는 네티즌들의 기호로 마이스페이스에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마이스페이스는 작년 11월 말 현재 회원이 5440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900만명 이상이 줄었다.
2004년 나란히 출발한 페이스북이 가파른 상승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빛을 잃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은 구글처럼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네티즌들을 사로잡았고 마이스페이스는 어지럽고 난잡한 화면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수 백만 명씩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는 시작부터가 달랐다.
마이스페이스는 인기 음악 아티스트와 팬과의 교류의 장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반면 미국 하버드대학 학생을 상대로 한 SNS로 출발한 페이스북은 유명인의 인기에 의지하지 않고 ‘친구와의 교류의 장’이라는 SNS 본래의 기능으로 착실하게 이용자를 늘려 나갔다.
페이스북의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한 것은 마이스페이스보다 1년여 이후의 일이다.
업계에서는 마이스페이스의 지금의 처지가 남의 일이 아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