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오는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영국의 루핀여행사는 중국 단둥(丹東)의 중국청년여행사(CYTS)와 공동으로 최근 골프대회 전용 홈페이지(www.northkoreanopen.com)를 개설해 전 세계 아마추어 골프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대회 참가를 포함한 5일짜리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루핀여행사는 "평양골프장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핸디캡 18인 전세계의 모든 아마추어 골퍼가 참가할 수 있으며 예약은 루핀여행사와 단둥 CYTS가 독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각 홀마다 정해져 있는 타수를 기준으로 결과에 따라 별도의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인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999유로(145만원)짜리인 이번 관광 상품에는 북한 비자와 서류 대행비를 포함해 라운딩 비용, 골프채 대여비용, 중국과 북한 사이의 철도 교통비, 식사비, 5성급 호텔에서의 4박 숙박비, 사흘간의 관광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중국으로 들어올 때의 항공편 비용은 본인이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이 홈페이지는 골프 코스 정보를 통해 평양골프장을 북한의 유일한 골프코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 밝인 것과 달리 북한에는 에머슨퍼시픽그룹(회장 이중명)이 금강산에 건설, 2007년에 오픈한 18홀 짜리 정규코스인 아난티온천&골프리조트가 있다. 현재는 북한과 교류가 중단돼 골프장이 문을 닫고 관리만 하고 있지만 국내에도 회원권소지자들이 4000명이 이상이 있다.
평양시에서 27㎞ 떨어진 태성호 언덕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은 파 72의 18홀 코스로 약 100명이 동시에 라운딩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991년 이 골프장을 오픈했을 때 생애 첫 라운딩에서 11개의 홀인원을 포함해 38언더파를 기록해 세계기록을 세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적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중국과 영국의 여행사들과 손잡고 외국인 대상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금강산 관광 및 남북 경협이 중단된 상황에서 외화획득을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북한과 중국은 중국인의 북한 단체 관광을 본격화해 변경 지역의 관광도 활성화되고 있으며 북한은 지난 6월에는 서방 관광객에게 금강산 관광을 처음으로 허용하는 등 서방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에서는 외국인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2005년 한국인이 참가한 첫 여자 프로골프대회가 열렸다. 그해 8월 말 북한에서 처음으로 열린 공식 프로골프대회인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2005 평양 오픈골프대회에서는 송보배가 우승했다.
이후 2007년 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 오픈골프대회(총상금 3억원)가 금강산 아난티골프 & 온천 리조트(파72ㆍ7630야드)에서 열렸다. 이 골프장은 홀 길이가 1,016야드인 파6홀을 포함해 코스전장이 한국프로골프(KPGA) 사상 최장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금강산 골프장 전장은 7,630야드로 신한동해오픈이 열렸던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보다 86야드 더 길다. 김형태가 우승했다. 이 대회는 SBS와 SBS골프 채널이 4일간 생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