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세 파동' 뒷짐만 진 국토부

입력 2011-01-14 11:00 수정 2011-01-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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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문제로 시끄럽다. 연초는 전세시장에서 비수기지만 올해는 전세난에 불안을 느낀 신혼가구 등이 미리 전셋집 구하기에 가세, 전세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그럼에도 한가로운 곳이 있다. 국토해양부다. 정치권과 여론에 등 떠밀려 내놓은 1.13대책은 전세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전세대책에 전세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자금 지원, 5년 임대주택용지 민간공급,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온통 건설사 지원책으로 가득차 있다. 건설사 살리기 대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전세난을 위한 공급대책이 있긴 하다. 그러나, 당장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방안은 판교 순환형 주택 1300가구 공급 뿐이다. 나머지는 소형 공공분양과 임대주택 9만7000가구를 조기 입주시키는 등 기존 계획을 재탕하는 수준에 그친다.

전세난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에 선제대응했다는 국토부의 말은 '언어도단'이다. 전셋값이 지난 2009년 9.9%. 2010년 7.2% 뛰었다. 근본적인 처방전을 마련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음에도 국토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가 알면서도 전세난을 외면했는지,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세난을 국토부 공무원들만 몰랐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전세난’이 ‘전세파동’으로 심화되는 사이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4번이나 전세를 옮겨다닌 정종환 국토부 장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점이다. 1.13 전세대책의 성패는 개학과 결혼시즌을 앞둔 2~3월의 전세동향에서 판가름난다. 이번 대책이 성과를 이뤄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빨리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서민들의 애환을 달랠 종합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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