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록커’ 부활의 정동하 "음악은 바다와 같다"(인터뷰)

입력 2011-01-19 11:00 수정 2011-01-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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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하

“부활에 합류한 5년 중 4년이 암흑기였다”는 정동하(32)의 말처럼 부활은 그간 대중의 시선에 비켜있었다. 2009년 리더 김태원이 KBS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 합류, 독특한 말투와 외모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부활의 날갯짓을 예고했다. 그리고 어느덧 김태원, 서재혁, 채제민이 중심을 잡고있는 부활은 정동하를 날개삼아 비상을 시작했다.

미소년의 이미지이지만 그가 뿜어내는 목소리에 관객들은 놀랄 수 밖에 없다. 부활의 아지트라고 할 수 있는 홍대 ‘코끼리 카페’서 정동하를 만났다. 이 카페는 부활의 사무실 겸으로 사용돼 평소 부활 팬들이 종종 찾는다고.

“워낙에 쟁쟁한 보컬선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부활 보컬로서 비교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며 정동하는 2005년도에 합류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런 비교의 잣대는 더이상 정동하에게 무의미해 보인다. 정동하의 무대를 접한 이들은 그의 샤우팅과 탁월한 중저음의 목소리에 매료돼 보컬을 발굴한 김태원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릴 뿐이다.

어떻게 부활멤버에 합류하게 됐는지 묻자 군 제대 이후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갔다. “제대하고 고교 선배의 소개로 지내게 된 지하 녹음실에 틀어 박혀서 미친 듯 노래 연습만 했다” 면서 “그때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는 신조가 생길 정도였다는 것. 그러던 중 부활멤버인 서재혁으로부터 부활의 1차 오디션을 본 그는 이후 김태원 ,채제민이 찾아와 정동하의 노래를 듣고는 ‘밥 먹으러 가자’고 해 함께 식당에 갔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멤버로 뽑힐 줄은 몰랐다는 정동하는 “다 함께 먹은 첫 음식이 돈까스였다”면서 장난 섞인 표정을 짓는다. 록커와 돈까스, 안어울린듯 하면서 친근하게 다가오는 지금의 부활의 유머코드와도 닮아있어 웃음이 나왔다. 그 후 정동하는 평생 구두계약을 맺을 정도로 부활 멤버들 간 환상의 하모니와 우애를 이루며 부활의 날개를 다는데 일조했다. 록커로서 갖춰야 하는 것들이 있는지 묻자 그는 팀 리더 김태원의 말을 꺼냈다.

“태원이 형이 늘 ‘음악은 바다와 같다. 장르의 구분은 될 수 있지만 장르의 높낮이는 없고 음악은 그냥 하나다’라고 말한다”면서 “나는 태원이 형과 같은 생각이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이어 “듣는 사람이 감동한다면 그 이상의 요건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신조 때문일까. 그의 노래는 감동을 주고 듣는 이의 감성을 극대화하는 힘이 있다.

▲사진제공 부활엔터테인먼트
지난 12월 KBS ‘남자의 자격’에서 ‘생각이 나’를 열창했을 땐 김태원, 이윤석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 노래 녹음한 걸 들어보면 너무 슬프다. 슬픔이 묻어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고독한 록커’로서의 감수성을 목소리에 담아내는 그다. 음악적 예민함이 어느 정도인지 물었다. “어릴적 소리에 굉장히 예민했다”면서 “개미 지나가는 소리도 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언젠가 TV에서 초능력자라고 말하는 분이 눈을 가리고 채널을 맞추는 장면이 있었다. 그건 고주파 소리를 듣고 맞추는 거다”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집에서 해보니 나도 되더라”며 웃어 보였다. 그의 천재적 기질에 대한 평을 두고“소리에 유독 예민한 편이었던 것 뿐”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예전엔 음이 조금만 올라가거나 내려가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마음으로 곡을 전달할 수 있으면 좋은 노래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부활 보컬로서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정동하를 물었다. “초등학교 때 여러가지 이유로 학년마다 전학을 다녔다”면서 “인천, 안산, 전남 광주, 의정부 등을 다니면서 친해질 만하면 전학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굉장히 외로움이 심하다 보니 외로움의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그런 경험들이 좋은 점도 있었다”고 했다.

“혼자 있다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 사랑스러워 보인다. 무대에 올랐을 때 객석의 느낌은 물 한방울 한방울이 모인 따뜻한 바다와도 같다”고 말했다. 고독한만큼 따뜻함을 지닌 록커 정동하이기에 부활의 색깔과 묘하게 배합되고 새로운 부활의 색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10년이 지나도 이런 마음들이 변하지 않을까’ 라고 묻자 “글쎄요” 라며 쉽게 앞으로의 다짐도, 약속도 하지 않았다. 이런 그의 신중함이라면 20년이 지나도 순수함과 따뜻함은 그대로일 것 같다. 지금의 부활처럼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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