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계속돼 여성의 관절 건강에 비상이 생겼다. 유례없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올 겨울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관절염 환자의 남녀 비율을 보면 1:9정도로 여성이 훨씬 많다. 남자는 기본적인 근력이 발달돼 있어 무릎이나 발목 등에 심한 무리가 가지 않지만 여성 환자는 젊은층부터 중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평년기온보다 추위를 자주 느끼는 올 겨울에는 온몸 얼어붙어 신체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 잔뜩 웅크리며 거리를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활동을 하다보면 무릎과 발목 등 하체 위주의 관절에 무리가 간다. 또 날씨 탓에 운동량이 줄어든 것도 관절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노소 할 것 없이 이번 겨울 관절염 대비를 해야 한다.
요즘처럼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는 여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고통이다. 관절염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바로 ‘통증’인데 겨울철에는 관절통이 더욱 심해진다. 이유는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혈관이 수축되면 자연스레 우리 몸의 혈류량이 줄어들어 관절 주변 조직을 뻣뻣하게 해 통증을 늘리기 때문이다.
또 추워진 날씨로 운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관절염의 통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관절의 사용 횟수가 적어지고 그런 만큼 관절의 주변 근육도 약해진다. 약화된 근육은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떨어지고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되면서 통증 악화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닳거나 손상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계단 오르내릴 때 가벼운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지만, 연골 손상이 진행될수록 다리가 휘거나 보행이 불편해질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무릎 관절이 붓고 아픈 증상과 함께 뻑뻑한 증세도 나타난다. 관절 연골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지만 뼈나 관절을 싸고 있는 활액막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관절주위의 점액낭, 인대, 근육 등의 염증에서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떨어져 근육이 수축되면서 관절이 굳고, 혈액 순환이 안되 근육이나 인대로 가는 영양분과 통증완화 물질이 적게 전달돼 관절 통증이 악화된다.
겨울철 더욱 심해지는 관절통을 이겨내려면 통증이 느껴질 때 온찜질을 하거나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무릎 담요를 덮어주는 등 환부를 따뜻하게 해서 근육이완과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평소 관절에 부담 주는 자세를 피하고 비만관리 등에도 신경 쓰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관절염 중기, 말기로 가면 어떻게 해도 통증이 해소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이거나 약물, 물리 치료로 해결이 안 될 때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춥고 관절이 아프다고 실내위주의 생활 습관을 버리고 산책을 하거나 맨손체조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야한다. 관절주변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도 관절 통증을 완화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김상훈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겨울은 일년 중 관절염 환자들이 가장 괴로운 시기이다. 적절한 운동과 치료법을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자칫 미끄러운 길에 넘어지게 되면 노인들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절염은 노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최근 젊은 여성층에게도 위험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은 종아리를 찬바람으로부터 막아주는 부츠를 신는다. 이 부츠는 보온성과 패션성까지 갖추고 있어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골절상이나 무릎관절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울 때는 근육이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져 빙판길에 가볍게 미끄러져도 골절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굽이 높은 부츠를 신게 되면 휘청거리는 걸음걸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발목과 무릎 관절, 인대에 무리한 힘을 주게 되고 이런 압박이 지속되면 무릎에 염증과 통증이 생길 수 있고 관절의 퇴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
김제관 광동한방병원 원장은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켜 관절의 활동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꽉 조인 긴 부츠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며 “부츠 착용 후에는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주고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또 굽이 높은 신발은 발바닥 전체에 골고루 퍼져있어야 할 체중이 발 앞쪽으로 쏠려 보행 시 충격이 무릎관절에 바로 전달돼 무리를 초래한다. 실제로 구두 굽에 관한 해외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굽 높이가 7cm 이상인 신발을 신고 걸을 때에는 맨발보다 무릎관절의 압력이 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은 중년층에게도 무서운 존재다. 척추, 관절 모두 본격적으로 퇴행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중년여성의 경우 무릎을 자주 구부리는 가사노동,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의 감소 등으로 무릎 연골이 약해져 퇴행성관절염 발생 비율이 높은 만큼 평소 가벼운 타박상과 같은 외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관절의 퇴행화가 진행 중인 중년층의 경우 3~5cm의 낮은 굽이라도 무릎관절에 무리를 초래할 수 있다. 부츠를 신고 빙판길을 걷다 넘어졌을 경우 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퇴행성관절염 증상일 수 있으니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