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장 느닷없이 광고주 불러 논의 왜?

입력 2011-01-20 14:35 수정 2011-01-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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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까지 걱정해주는 최시중 위원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9일 가진 주요 30대 기업 광고주 간담회에 대한 뒷말이 많다.

최 위원장은 “종편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못박았지만, 종편이 결정된 지 채 한달도 안돼 광고주들을 직접 모았다는 자체가 명분을 잃은 셈이다.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사업자 밀어주기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재계에 떠넘겨 뒷수습을 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 위원장 ‘월권행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광고주 간담회의 경우 최 위원장이 이날 참석한 광고주들은 우리나라에서 광고 지출액 기준으로 30위권에 드는 ‘빅맨’이다. 당연히 미디어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재계의 ‘큰손’인 것이다. 이들을 부른 최 위원장은 방통위 출범 후 지난 2년간 한 번도 광고주와 단체로 공개적 접촉이 없었다.

최 위원장 행보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이번 간담회가 명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종편·보도채널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광고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최 위원장의 행보에 광고업계도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현재 광고 시장이 한정된 파이 속에서 미디어가 경쟁하다보니 종편이 가세한 들 커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종편이 시행돼도 기존 파이가 커지지 않으면 미디어 산업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광고 시장을 감안하면 종편과 보도채널 사업자를 5개나 내준 자체가 무리수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이 광고주를 압박하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종편·보도채널 사업자를 선정한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고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는 것이 방통위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광고주를 불러놓고 중간광고 허용, 광고품목 제한 폐지, 광고표현 제한 완화 등은 방통위가 개입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 위원장의 행보는 미디어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 길종섭 회장은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방통위의 종편·보도채널 선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길 회장은 이날 “올해 케이블 업계에 종편 토끼 네마리, 보도 토끼 한마리가 선을 보일 예정”이라며 “특히 종편 토끼 네마리가 빠르고 영리하게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뛰어 갈지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말한 미디어 빅뱅은 결국 광고 빅뱅”이라며 “이날의 모임은 방통위의 종편 광고몰이를 위한 1단계 압력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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