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주)가 삼성물산을 대신할 주간 건설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이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GS건설 외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굴지 대형건설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 건설사들이 여전히 소극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빅5 중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의 경우 M&A이슈로 당분간 공격적인 사업참여가 여의치 않아 주간 건설사 선정 등 대형건설사 영입작업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용산역세권개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일부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대한 신규 건설 투자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토목, 자재업체를 중심으로 20여개 기업들이 투자(지급보증)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가운데 3개 회사는 이미 투자제안서까지 제출한 상태다. 문제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 대부분이 대형 종합건설사가 아닌 토목전문 등 중견 이하 건설사라는 것.
31조원에 이르는 사업을 추진하려면 사업의 간판이 될 만한 대형 건설 투자자유치가 절실하지만, 영입작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빅5 건설사들이 시큰둥한 반응이다. GS건설 등 이미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대형건설사를 제외하면 사업 참여가능성이 큰 회사는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정도.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들 회사가 모두 M&A이슈에 적극적인 사업참여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과다한 리스크 부담도 대형건설사를 주저하게 하는 이유다. 실제로 토목 건설사의 경우 공사비만 받아가면 되는 탓에 리스크가 전혀 없다. 그러나, 분양과 관련이 있는 주택사업은 책임시공 등 건설사가 상당 부분의 사업 리스크까지 끌어 안아야 한다.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대형건설사들로서는 이중고가 되는 셈이다. 사업성 확보에 필수인 용적률 상향 작업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용산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국내 빅5건설사 중 한 곳이라도 추가로 참여한다면 용산개발사업에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주는 시그널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형건설사들이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회계기준(IFRS)과 땅값 인하 요구, 사업조건 변경 가능성 등을 놓고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해외자금 유치작업은 탄력이 붙고 있다. 해외자본 유치활동(IR)을 추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투자자 등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독 투자 보다는 이슬람계 펀드를 조성해 자산 선매입을 포함, 단계적으로 투자할 의향이 있다며 보다 보다 세부적인 협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사모 펀드 등 아시아지역 투자자금 유치도 순조롭다. 이와 관련, 용산역세권개발은 최근 해외IR 팀을 구성, 오는 27일까지 싱가포르와 홍콩, 상하이 등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