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큰별’ 박완서 별세에 추모물결 이어져

입력 2011-01-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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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2일 타계한 한국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각계 인사들은 갑작스러운 고인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면서 애도를 표했으며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도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빈소에는 김지하 시인, 소설가 박범신, 이승우, 은희경, 김연수, 양귀자, 최일남, 김승옥 씨,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이해인 수녀, 가수 김창완 씨 등 여러 문인과 지인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이명박 대통령,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각계인사들은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영정 속 고인은 평온한 모습이었지만 빈소의 유족들과 조문객들은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타계 소식을 접한 문인들과 문화계 인사들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박범신 씨는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다. 아침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문단으로서는 박경리 선생에 이어 박완서 선생이 돌아가셔서 훌륭한 지도를 잃어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완서 선생님은 내게 평생 작가로서 늘 귀감이 되셨다”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나이나 사회적 지위에 머무르지 않고 강력한 현역 작가로 사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 씨는 “박완서 선생은 등단을 늦게 하셨음에도 전후 한국사의 변화와 중산층의 발생, 한국 근대사의 시민 형성과정을 훌륭하게 그려내셨다”며 “특히 만년의 문학을 아주 빛나게 마무리하신 분”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석주 시인은 “박완서 작가가 떠나가면서 한국문학의 한 축이 헐려나간 듯한 상실감이 크다”며 “우리 현대문학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신 분이 가신 것은 큰 손실이며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문인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추모의 글을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오늘 새벽, 박완서 선생님께서 이 세상 소풍을 끝내시고, 저 세상으로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애도했다.

소설가 김영하 씨도 고인이 10년 전에 쓴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의 서두인 “올겨울 추위는 유별나다. 눈도 많이 왔다”를 다시 보니 예사롭지 않다면서 “먼 길 편히 가소서”라고 썼다.

소설가 은희경 씨는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뵈올 수 있었으면…”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봄이 오면, 영화 보고 맛있는 거 사주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강한 분이 앓을 때 얼마나 두려울까 하면서도 오지 말란다고 안 갔던 게 후회되어 눈물 흐른다”고 덧붙였다.

고인과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한 영화배우 안성기 씨는 “에티오피아에 함께 갔을 때 앙상한 영양실조 아이들을 본 뒤 식사조차 못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고 싶었는데 먼저 가셔서 너무 아쉽고 가슴이 아프다”고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고인의 뜻에 따라 유족들은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고 있으며 장례절차도 별도의 특별한 의식 없이 발인 후 구리시 토평동성당에서 장례미사로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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