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신인맥 뜬다] 은행권·삼성 출신 대거 포진…'SKY' 40% 강세

입력 2011-01-25 10:58 수정 2011-01-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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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지주사 체제 영향 은행출신 대세…사장·임원 55%가 60년대生 '젊은 파워'

시중은행을 제외한 보험·증권·카드사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이번 임원인사에서 1960년대생을 대거 발탁하면서 금융권 인맥이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이번 정기 인사에서도 소위‘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출신들이 전제 40% 가량을 차지, 은행권 임원 인사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를 제외한 다른 업종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대학 출신들이 회사의 요직을 차지했지만 이들 역시도 국내 명문대로 분류되는 곳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출신들이 전 영역에 걸쳐 두루 발탁되면서 금융권‘파워인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 특히 전체 조사대상 중 55%가 1960년대생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금융권 선두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통 금융맨이 아닌 타 산업출신 최고경영자(CEO)도 눈에 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은행권 출신 인사의 진출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지주사 체제가 속속 도입되면서 조직력과 계열사의 업무 연관성에 이해도가 높은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은행 경영진에 대한 보은인사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 출신 보험사 CEO‘전성시대’= 은행을 제외한 금융권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CEO로 선임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은행 출신 보험사 사장이 눈에 띈다.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 이경렬 IBK연금보험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은 전라남도 곡성 출신으로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 개인고객부, 소호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걸친 뱅커다. 신한금융내에서는 영업통으로 불리며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바로 전까지 신한생명을 맡았다가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된 서진원 행장 역시 은행출신 보험사 CEO였다.

미래에셋생명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상걸 관리부문 사장도 1990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후 미래에셋생명에서 채널영업과 법인영업, 방카/금융영업담당을 지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IBK연금보험의 이경렬 사장은 기업은행(1977년 입행) 경영전략본부장을, 지난해 3월 산업은행 계열로 편입된 KDB생명(옛 금호생명)의 최익종 사장(1977년 입행)은 산업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그 동안 보험사 CEO는 영업과 기획 등을 두루 거친 정통 보험맨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보통 계약기간이 십여년에 달하다 보니,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영업부문사장, 김석남 KB생명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시너지가 높으면서도 경쟁관계인 은행과 보험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은행권 출신 인사로 CEO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삼성 출신 여전해 = 보험사 CEO가 은행 출신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면 주요 임원들은 삼성 출신들이 많다. 삼성 출신이 보험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워 인맥으로 자리잡은 것은 보험시장의 무한경쟁 속에‘삼성의 노하우’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선임된 동부생명 최현기 부사장은 오랜 기간 삼성생명에 몸 담았다. 지난 1982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2009년 1월까지 27년간 삼성생명에서 지냈다. 이후 1년 반 정도 에이앤디 신용정보 대 표이사로 지내다 2011년 1월 동부생명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하상기 하나HSBC생명 사장도 삼성생명 출신의 전략형 영업전문가다. 1980년 7월 삼성생명에 입사한 이후 삼성카드와 푸르덴셜생명을 거쳤다. 2005년 녹십자생명 전무이사로 선임된 뒤 2009년 퇴임할 때 영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삼성생명 안민수 부사장은 정통 삼성맨이다. 한국외대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생명에서 부사장 자리 까지 올랐다. 1982년 삼성전자로 입사한 안 부사장은 지난 2000년 삼성생명 뉴욕투자법인 담당임원 상무보를 거 쳐 투자사업부장 상무, PF운용팀장 전무, 자산운용본부장 전무를 역임하다 지난해 연말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증권, 자산관리 역량 강화= 증권업계의 인사 핵심은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은 자산관리와 더불어 퇴직연금, 상품개발, 해외진출 등 주요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 영엽점 부터 IB사업까지 고루 거친 핵심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우선 우리투자증권은 WM사업 육성을 위해 조직을 보강하고 상품전략본부의 콘트롤 타워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WM전략지원센터를 신설했으며 WM관련 전략·마케팅·지원을 통합해 수행토록 했다. 이를 위해 중부, 강남지역 영업 본부장과 퇴직연금그룹장을 역임한 김원규 WM사업부 대표를 전무로 승진시켜 그 권한을 확대했다.

삼성증권 역시 해외사업 및 일임형 랩 등 주요 전략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박인홍 해외법인사업부장과 이보경 포트폴리오운용 부장을 각각 상무로 승진시켰다.

신한금융투자는 리테일 지원기능을 확대하고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리테일영업지원본부를 신설하고 이기욱 본부장을 선임했다.

현대증권은 IB재도약을 위해 본부를 나누고 IB 1본부장은 기존 IB본부장인 김용회 상무가 IB 2본부장은 IPO부장을 역임하던 신용각 상무가 맡았다.

◇ 타 산업출신 CEO 약진= 글로벌화 등 경영목표에 따라 금융이 아닌 타 산업 출신 CEO가 선정되는 등 영역파괴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삼성생명이 지난해 말 삼성SDI 출신인 박근희 사장을 선임했다. 삼성생명의 안민수 부사장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영업력 강화 등을 위해 삼성카드의 새 수장을 맡은 최치훈 사장은 삼성전자와 GE에서 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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