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일본 국회에서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인을 구출한다는 명분으로 자위대 비행기나 함선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되풀이했다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간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자민당 의원이 ‘한반도 유사시처럼 외국에서 분쟁이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 비행기나 함선의 파견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지로 질문한 데 대해 “자위대가 파견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대대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간 총리는 지난달 10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인 피해자 등을) 구출하기 위해 직접 자위대가 나서서 상대국(한국)의 내부를 통과해 행동할 수 있는 룰(규칙)은 정해져 있지 않다”며 “만일의 경우 구출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일한(한일) 사이의 결정 사항도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지금 몇 가지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가 한일 양국에서 물의를 빚었다.
이후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당시 관방장관이 지난달 1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관계에서 자위대가 뭔가를 할 수 있는지 검토조차 한 적이 없고, 당연한 일이지만 협의도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면서 논란이 수그러들었지만, 간 총리가 이날 자신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