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선장 매우 위중...내부 장기 파열

입력 2011-01-2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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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작전’ 중 총상을 입고 오만 병원에 입원 중인 석해균(58) 선장의 상태가 매우 위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상 치료 전문가인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과장은 26일(현지시간) 오만 술탄 카부스 병원에서 수술에 참여한 뒤 석 선장의 상태와 관련해 “이 정도 다친 분은 굉장히 위험한 중증 외상환자”라며 “매우 어려운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지난 21일 청해부대의 구출작전 당시 해적의 근접 조준사격으로 인해 총상을 입고 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현재까지 2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이국종 과장과의 일문일답.

-석 선장의 현재 상태는.

▲환자 분은 총상에 의한 전형적인 중증 외상 환자다. 복부에 여러 곳의 총상을 입어 내부 장기가 파열됐다. 응급수술 통해 출혈을 어느 정도 막았지만 재발되는 염증 반응, 그로 인한 여러 문제점 때문에 상태가 그리 쉽지는 않다.

이 밖에도 여러 곳에 나타나는 개방성, 폐쇄성 골절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인가.

▲저 정도 다치고 나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일반 호흡기 떼고 일반 병실에 가서 퇴원하기 직전 상황이 되야 가능한 것이다. 저런 분들은 일반 병동에 올라 갔다가도 하루 아침에 나빠져 다시 중환자실로 가는 경우도 있다. 좋아지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나빠지는 건 한나절, 몇 시간 만에도 가능하다.

석 선장과 같은 중증 외상 환자들은 처음에는 출혈 때문에 사망하는데 이를 견뎠다면 다음에는 염증 반응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힘든 과정이 찾아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석 선장의 상태가 병원 도착 당시에 비해 악화된 것인가.

▲환자 분처럼 내부 장기 파열된 분들은 수술 한 번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제 환자분들 경우도 5∼6차례씩 수술을 한다. 암 수술의 경우 수술단계에서 90% 이상이 결정된다고 하지만 저런 분들은 수술이 끝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걸고 수많은 약물치료가 시작된다. 각종 염증반응에 대해 맞춤형 치료를 해 나가야 하고 그런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야 하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어렵다.

현재 말할 수 있는 부분은 현지 의료진이 비교적 적절하게 대처를 잘 해줬고 이라크 참전했던 의사도 있는 등 의료진 수준이 나쁘지 않다.

수술했다고 곧바로 회복하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환자분이 벼랑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추락하는 속도를 늦추면서 반전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반전의 희망이 없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석 선장의 생환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할 것이다.

-오늘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나.

▲오늘 수술 자체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2차적 수술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수술을 굉장히 더 많이 해야 할 수도 있다. 가야 될 길이 굉장히 멀기 때문에 수술 때마다 일희일비할 수 없다.

-총상은 어느 부분에 있나.

▲복부 좌측에서 상복부까지 총상이 옆, 가운데, 맨 위쪽 등 세 군데 발견되고 있고 왼쪽 팔에도 관통상을 입어 상당히 상태가 안 좋은 상황이다. 개방성 대퇴부 골절을 동반하고 있는 다리 바깥쪽 상처는 단순 총상인지 지금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석 선장의 몸 속에 현재 총탄이 몇 발이나 남아 있나.

▲총탄이 몸에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 발 남아있는지는 의미가 없다. 총탄의 작은 파편까지 세면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고 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환자의 생명을 건지는 것이지 총탄 찾기 미로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부위가 아니면 총탄 제거는 시급한 문제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총탄이 내부 장기를 많이 손상시킨 것은 사실이고 그나마 초기 수술이 잘돼 이만큼 견디고 있다는 점이다.

-석 선장의 한국 이송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나.

▲이송 시기는 미리 정해진 것은 없고 환자의 상황에 맞춰서 결정될 것이다.

-현지 의료진과 협조는 잘 되고 있는가.

▲중중 외상환자 치료를 주로 하는 외과 의사들은 국적이 달라도 일종의 동지 의식이 있다. 현지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의료진은 언제 귀국할 예정인가.

▲정해진 바 없다. 우리는 어떻게든 환자분을 생환시키려 이곳에 왔다. 반드시 환자분과 함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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