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기관장 자리를 놓고 한바탕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총 282개 중 무려 134개 기관장이 올해 임기가 끝나 교체되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친(親) 이명박 정부 인물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낙하산’ 인사 가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연임을 위한 로비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총 282개 공기업(준 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 중 134개의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전체 기관장의 47.5%로 거의 절반이 바뀌는 셈이다. 오는 2월에 한국특허정보원, 3월 한국건설관리공사·한국표준협회 등 6곳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교체작업이 진행된다.
가장 많은 수가 바뀌는 시기는 7~8월로 이 기간에만 48명의 기관장이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부처별로는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 기관장 33명, 국무총리실 18명, 국토해양부 16명, 교육과학기술부 15명, 문화체육관광부 12명, 금융위원회 7명, 농림수산식품부 4명, 보건복지부·노동부 각 3명이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연임은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당수의 기관장이 교체되기 때문에 준비 작업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3년 임기를 다 채운 기관장 중 경영평가 결과가 탁월하다고 인정하는 인물 외에는 연임은 원칙적으로 불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기업은 물론 정치권과 관료사회에서는 대규모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정권 말기를 맞아 그 동안 챙겨주지 못한 친정부 인사들에 대한 마지막 ‘보은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 상당수도 현 정부 출범 첫해 임명됐거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정부 출범에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연임을 위한 로비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란 관측이다.
공기업 한 관계자는 “사실 기관장이 바뀌는 해당 공기업 직원들은 기관장을 선택하거나 의견을 반영할 통로가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는 낙하산·비낙하산 등 출신 성분을 떠나 뛰어난 경영 능력과 인품을 갖춘 기관장이 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