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이 20여 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소방당국과 공무원들은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1일 전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50분께 구례군 토지면 파도리 구례 동중학교 뒤편 지리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이 계속 왕시루봉과 내한마을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산불은 전날 오후 일몰 전에 큰 불길이 잡히면서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으나 잔불이 살아나면서 능선을 타고 다시 확산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5시께 30여 명으로 구성된 1차 진압팀을 산불 현장에 투입했으며, 날이 밝는 데로 군청 공무원과 군인, 의용소방대원 등 10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본격적인 진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또 소방헬기와 산림청 헬기 등 헬기 15대도 투입해 산불이 지리산 국립공원으로 향하지 않도록 차단할 방침이다.
산불이 발생한 곳은 지리산 국립공원과 약 8㎞가량 떨어진 곳으로 날이 건조하고 화재 현장에 초속 7~8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산세가 험해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아 산불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 밤 일시 대피했던 주민과 무속인 등 100여 명은 귀가 조치 됐지만 소방당국과 군청은 인근 마을에 소방차 9대와 인력 등으로 방화선을 치고 마을 쪽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으며 한전도 정전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구례군청은 산불로 산림 12㏊가 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산불이 번지면서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산세가 험해 인력과 헬기로만 진화 작업을 벌일 수밖에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리산 국립공원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산불이 등산객 실화로 추정하면서 마을 주민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