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스업계.. 성장정체 ‘고민’

입력 2011-02-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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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수요 감소, 신성장동력 부재 이중고

E1과 SK가스의 공통점은? 국내 최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판매 업체이지만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이다. 이들 가스회사는 가격 담합 논란, LPG가격 상승으로 인한 폭리 오해 등 정유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LPG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 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수요는 1990년대 중반까지는 년평균 10%를 상회하는 신장세를 보이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도시가스수요의 LNG전환 등으로 수요증가율이 점차 둔화돼 가고 있다.

대한 LPG협회는 2010년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스의 경우 도시가스 보급 확대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4% 가까이 줄어든 150만톤으로 추산했다.

최근에는 정유업계가 택시연합과 함께 경유택시 도입을 추진하면서 LPG시장의 48%를 차지하는 수송용 시장도 위협받고 있다. LPG업계와 택시 노조의 강한 반대로 한동안 표류하게 됐지만 석유협회는 "경유 택시 필요성이 있는 만큼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LPG수입업체는 정유·석유화학 업종과 달리 LPG가스를 수입해서 내다 파는 업종이다. 이 때문에 성장이 정체될 수 밖에 없다.

E1은 지난 2009년 14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적자가 과징금 납부로 인한 일시적 실적이라는 점에서 예년 실적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실적도 예년에 비해 매출은 오르지만 순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 회사의 지난 2005년 매출은 1조7376억4500만원, 순이익은 505억7600만원. 2010년엔 매출이 5조4202억1500만원으로 2005년에 비해 4조원 가까이 늘었지만 순이익은550억200만원으로 45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이 오른 이유는 LPG 단가 상승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 원가도 동시에 상승했기 때문에 매출상승이 바로 순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회사 측은 국제 LPG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이 늘었지만 수출과 석유화학용 이익이 감소한 탓에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E1 관계자는 “오히려 정부 및 택시업계 등에서 가격 하락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원가상승분 만큼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해서 이익이 줄어든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성장이 정체됐다는 고민 속에서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히 있다. E1은 자회사 LS네트웍스를 통해 프로스펙스를 인수했고 최근 LS그룹의 도시가스 공급 사업 계열사 예스코와 함께 탱크터미널 사업에 진출했다.

SK가스도 지난해 말 울산의 LPG 수입기지에서 1700억원 규모의 탱크터미널 기공식을 갖고 탱크터미널 사업에 진출했다. 이 탱크터미널은 그룹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가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출용 윤활기유(윤활유 원료)를 보관하기 위한 저장시설이다. 문제는 이처럼 신성장동력이라고 내세우는 사업이 물류사업에만 한정돼있고 미래를 담보할 만한 신사업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정유사 가 고도화설비 투자, 광구개발과 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E1과 SK가스 등은 LPG가스를 가져다 파는 단순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제대로 된 신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게 내부적으로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현실에 안주하면 도태되기 마련인 시장경쟁에서 이들 가스 수입업체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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