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는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어 해외여행 등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별다른 계획이 없는 ‘방콕족’에는 역시 화끈한 스포츠가 연휴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마련이다.
2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설 연휴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제7회 동계아시안게임과 설날장사씨름대회,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되는 프로농구, 프로배구 올스타전 등이 열려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에서는 세계여자골프 랭킹 1위 신지애(미래에셋·23)가 호주에서 열리는 호주여자오픈 출전을 시작으로 기지개를 켜고 휴식이 짧아 한국선수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경기도 계속된다.
◇동계아시안게임= 지난달 30일 개막한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은 설 연휴 동안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다.
한국은 연휴 첫날인 2일에는 쇼트트랙 경기에서 남녀 1000m와 계주에 출전한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승훈(한국체대)이 매스스타트 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매스스타트는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종목이지만 장거리 간판인 이승훈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4일 남녀 1500m에서 다시 금메달에 사냥에 나선다.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의 종목 3연패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이승훈은 5일 남자 1만m에 출전하고 6일 팀 추월 경기에도 나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또 2일과 4일 열리는 스키점프 개인전과 단체전, 3일 열리는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에서도 내심 ‘깜짝 금메달’이 나와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메달 획득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3일부터 남녀피겨 싱글에서 나서는 유망주 김민석(수리고)과 곽민정(수리고), 김채화(간사이대)의 연기도 지켜볼 만 하다.
◇설날장사씨름대회= 1일부터 나흘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구제역 여파로 지난해 12월 개막예정이었던 천하장사씨름대회가 취소돼 아쉬워 했던 씨름팬들의 갈증을 달래준다.
설연휴 전날인 1일 열리는 태백급 경기에서는 절대강자가 없는 혼전이 펼쳐질 전망이고 2일 금강급에서는 임태혁(수원시청)이 다른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극복하고 최강자로 다시 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3일 한라급 경기에서는 조준희와 김기태(이상 현대삼호중공업)의 각축전이 예상되며 대회 마지막 날인 4일에는 백두급 경기가 대미를 장식한다.
돌아온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구미시청)은 지난해 열린 4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부상이 회복된 황규연(현대삼호중공업)과 170㎏의 거구 윤정수(현대삼호중공업)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는 1일부터 나흘 동안 KBS 1TV가 오후 2시에 생중계한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치르고 잠시 쉬었던 남자 프로농구가 3일 재개된다.
남자농구는 4라운드까지 마치고 이제 팀당 18경기씩을 남겨둬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부산 KT의 선두 행진이 계속될지 관심이다.
2위 인천 전자랜드에 2.5경기 차로 앞선 KT는 4일 서울 SK, 6일 전주 KCC와 맞붙는다.
KCC는 KT와 상대하기에 앞서 오는 4일에는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원주 동부와 홈 경기를 치러야 해 힘겨운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동부도 KCC에 이어 역시 3위 자리를 나눠 가진 서울 삼성(6일)과 잇달아 원정 경기를 갖게 돼 고비다.
여자농구는 4일 구리 KDB생명-안산 신한은행의 맞대결로 다시 레이스를 시작한다.
◇프로배구= 황금 연휴의 마지막 날인 6일 정오부터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 마련된 특설코트에서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이번 올스타전은 팬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배구팬이 아니더라도 쉽게 경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처음으로 경기장을 떠나 이벤트 홀에서 펼쳐진다.
남자 올스타전은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편을 갈라 경기를 펼치고 여자부 올스타전은 1, 4, 5위팀과 2, 3, 6위팀의 스타들이 맞붙는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의 스타들이 스파이크 대결을 벌이는 이색 볼거리도 준비됐다.
프로야구의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 은퇴한 거포 양준혁, 이순철 해설위원, 프로배구의 김상우, 김호철, 박희상 감독, 김세진, 신진식 배구 해설가, 프로농구에서 은퇴한 황태자 우지원과 람보슈터 문경은 SK 코치 등이 참가한다.
◇해외 경기 = ‘지존’ 신지애가 올 시즌 첫 출전 대회를 3일 호주 멜버른에서 나흘간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여자오픈으로 선택했다.
신지애는 휴식 기간 시력교정 수술을 받았고 스윙코치도 글렌 도어티(미국)로 바꾸며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 자리를 절친한 친구 최나연(SK텔레콤·24)에게 내준 신지애가 첫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하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유럽파 축구대표 선수들은 리그 경기를 준비한다.
휴식이 짧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청용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이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울버햄프턴과 홈 경기, 5일 자정 토트넘과 원정경기가 치를 예정이라 이청용의 출전 가능성도 있다.
프로축구 K-리그의 울산 현대는 홍콩 구정에 맞춰 열리는 2011 아시안챌린지컵에 참가해 3일 홍콩스타디움에서 톈진 테다(중국)와 첫 경기를 치른다. 승리하면 결승전, 패하면 3~4위전을 6일 같은 장소에서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