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일 식량과 에너지 등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이 투기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AFP가 브뤼셀발로 전했다.
이는 EU가 앞서 원자재 가격과 투기의 관련성을 부인함으로써 G20(주요 20개국)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와 이견을 보였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8년 개발도상국들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던 곡물 가격 급등의 진원지로 비난을 받고 있는 원자재 파생 상품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원자재 가격 급등과 불안을 해결할 방안을 올해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의 하나로 설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투기와 가격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내용의 문건이 EU 집행위에서 흘러나와 프랑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EU 집행위는 이에 따라 지난주 예정된 보고서의 발표를 늦추고, 논란이 된 문구가 아직 정리된 상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수정을 거쳐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원자재 파생상품 시장의 규제를 촉구하고, 가격 상승과 투기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보고서는 "원자재 파생 상품의 가격과 현물의 가격은 상호 연관돼 있다"며 "원자재 파생상품 시장의 완전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발전에 대한 더 폭넓은 이해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들의 원자재 시장 투자 규모는 지난 2003년 13억 유로(18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1700억~2050억 유로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