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고금리 특판 예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창립기념일을 맞아 지난달 25일 내놓은 'KEB나눔예금'은 5영업일 만에 한도인 1조원어치가 모두 팔렸다.
이 상품은 'YES큰기쁨예금'(1년 만기)과 'CD 연동 정기예금' (2년 만기) 두 종류가 있는데, 최고 금리가 각각 연 4.35%와 연 4.4%로 비교적 높아 인기를 끌었다. 외환은행은 이 예금 판매액의 0.1%(최고 3억원)를 사회공헌 활동을 전담하는 외환은행 나눔재단에 출연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내놓은 스마트폰 특판예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1인당 가입 한도가 작고 스마트폰 이용자만 가입 대상인데도 금리가 높아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의 1년 만기 '이센스(e-Sense)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4.6%로 출시 석 달 만에 200억원을 유치했다. 신한은행의 'U드림 정기예금' 스마트폰 특판 예금도 500억원 한도 가운데 170억원 정도가 팔렸다. 이 상품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69%로, 1인당 가입한도는 500만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증시 투자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그나마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예금에 돈을 넣는 것 같다"며 "스마트폰 예금은 젊은 고객들이 주로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특판예금을 제외하고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은행권의 실세총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1조4373억원 줄었다. 이 기간 저축성예금 잔액도 전달보다 1조7589억원 감소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측면도 크지만, 실질 금리가 여전히 낮은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시중자금이 예금보다는 대기성 상품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1%로 뛰어올라 예금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세율 15.4%)을 뺀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