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제학]'자동차=타는 것' 고정관념 깨다

입력 2011-02-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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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자동차의 만남, 소비자 관심 급증...車업계 개발 가속화

TV와 PC, 휴대폰 뿐 아니라 각종 가전기기가 한꺼번에 선보이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몇 년 전부터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아예 신차 발표를 CES에서 할 정도로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 CES에는 아우디, 포드, GM, 도요타, BMW, 현대자동차 등이 지난해보다 더 크고 화려한 부스를 마련해 자동차를 전시함으로써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자동차업체들이 차에 전자제품을 대폭 장착하면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Car Infotainment·자동차 전장산업) 시스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내부에 쓰이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안전장치와 각종 센서 등이 모두 디지털 기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유보(UVO)’,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차량정보통신 분야 신제품으로 선정됐다.
◇바퀴달린 컴퓨터가 달린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동차 산업이 IT와의 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탑승자를 이동시켜주는 ‘탈 것’의 개념을 넘어서 미래사회를 그린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듯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수 십년 간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은 차량 안에서 안전한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안전성을 담보하는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해외에서 GM은 ‘온스타’, 포드는 ‘싱크’,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텔레매틱스 서비스 ‘모젠’을 개발했지만 차안에 통신기술을 접목하는 것과 높은 가격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대중화에 실패했다. 하지만 통신망이 발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확대되면서 텔레매틱스 부문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선 자동차업체들은 자사 자동차와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초만해도 자동차와 연동되는 스마트폰 연동 애플리케이션은 전문 개발사가 만드는 형태였지만,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추세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자동차 간단한 정보와 주행기록을 공유하는 수준에서부터, 자동차 시동을 걸고, 위급상황 시 이를 원격으로 알려주는 수준까지 고도화되고 있다.

지난해 내비게이션도 단순히 자동차 모르는 길을 안내해주는 것에 그쳤다면 올해는 통신 기능을 탑재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거나 동영상, 음악도 감상이 가능하다. 영화에서 나올법한 상황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장은 그동안 새로운 기술과 기능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혁신 부문으로 떠오르면서 자동차에 IT를 결합한 스마트카(Smart Car) 바람이 일고 있다.

미래형 자동차로 불리는 스마트카의 개발은 두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안전운전을 위한 첨단기기들을 추구하는 ‘지능형 자동차’ 영역과 편의 장비의 현대화ㆍ감성화를 추구하는 ‘인포테인먼트 자동차’다. ‘똑똑한 차’에 ‘감성’까지 장착함으로써 최고의 스마트 자동차를 꿈꾸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7일 출시한 태블릿 PC를 통해 엑센트 관련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엑센트 앱 (Accent App)’을 모델들이 시연해 보이고 있다.

◇스마트카는 현재 진행형= 자동차 회사들의 스마트카 개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포드가 지난 2008년 출시한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싱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제작해 링컨, 머큐리 등의 모델에 탑재했다. 포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싱크를 테스트해 본 사람들 중 70%가 포드 자동차 구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동차 부가 기능을 넘어서 구입여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77㎓ 원거리용 레이더를 이용해 전방 차량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디스트로닉 시스템을 신차에 장착했다. 이 장치는 주행 시 레이더로 200m 이상 앞의 사람이나 물체를 감지해 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제동하게 한다. 이 차에는 근적외선 센서도 내장돼 야간 시야 확보도 지원하며 졸음운전 방지를 위한 ‘어텐션 어시스트’ 기능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IT업계와 자동차 업계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IT업체들이 자동차 부문을 잠재력이 큰 신시장으로 전망하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셋톱박스업체 휴맥스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해 5년 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이전 20년 간 변화가 거의 없었던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IT와 결합하면서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자동차의 라이프 사이클 단축은 IT업체들에게 더 많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융합의 가속도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IT산업은 그 특성 상 제품의 수명주기는 평균 6개월로, 자동차 사업의 제품 수명주기인 3~5년 보다 매우 짧다. 또한 끊임없이 개선을 원하는 IT제품과 달리 자동차 부문은 소비자들이 한번 구입하면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두 업계 간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특히 IT업계는 다양한 기능과 변화를 핵심 역량으로 삼고 있지만, 자동차 업체는 안정성과 품질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어서 새로운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자동차에 탑재되는 IT 제품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이익을 누가 가져가야 할 지 여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업 간 협력에 있어 수익성 배분에 대한 문제는 민감하기 때문에 이 부문의 선례가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서 이후 사업모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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