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상 부회장-자산운용업계 대표적 승부사
구 부회장은 이른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창업공신이다. 32세 때 최연소 지점장으로 압구정지점을 맡은 그는 탁월한 운용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전국지점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자산운용 상무로 일하며 미래에셋의 '두 기둥'인 인디펜던스 펀드와 디스커버리 펀드를 설계·운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의 탁월한 운용력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설립 12년 만에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34조원대로 불어나며 명실상부 '1등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시련이 닥쳐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인사이트 등 대표 펀드에서 줄줄이 환매가 이어진 것이다. 이에 주식형 펀드 수탁고 역시 2년여만에 16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제2의 성장 발판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대만 타이페이에서 순자산 2920억원 규모의 타이완라이프자산운용의 지분 6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글로벌 시장에서 운용중인 다양한 펀드를 역내펀드(복제펀드 등)로 설정해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지 투자자들에게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시카브(SICAV)를 역외펀드의 형태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2003년 설립한 홍콩법인과 현재 인가 절차중에 있는 중국 합자운용회사 '화신미래기금관리'가 설립되면 중국-홍콩-대만을 잇는 탄탄한 중화권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구 부회장은 최근 미래에셋 이머징마켓 전문가 포럼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세계경제와 투자 패러다임 변화에 발마춰 이머징시장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찬형 사장-철학이 담긴 운용 고수
그는 원칙에 기반 한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금융위기 파고를 넘었다. 실제 국내외 주식형에서만 무려 2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련속에서도 대표펀드인 '한국투자 네비게이터 펀드'와 '한국투자 삼성그룹주 펀드'는 오히려 1조 4000억원의 신규자금이 몰려 들어왔다. 수익률 또한 우수하다. 한국투신운용이 운용하는 172개 국내 주식형의 평균 수익률은 27.33%로 전체 국내주식형 평균(20.74%)을 크게 앞서고 있다.
정 사장은 철학이 담긴 운용고수로 정평이 나있다. 물론 모든 철학의 정점은 언제나 '고객'이다. 그는 최근 2007년 3월 237억원 규모로 설정된 '베트남부동산펀드'의 원금 일부(211억원)를 펀드 만기전 투자자들에게 분배했다. 당초 이 펀드는 블라인드형 특별자산펀드로 7년만기 폐쇄형이다. 만기인 2014년 2월 1일 이전엔 환매할 수 없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과감하게 만기 전 환매를 선택했다.
이같은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제 2의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그 역시 해외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한국투신운용은 중국 상해 사무소 설립을 진행 중이다. 한국투신운용 역시 예비허가를 받은 이후 본허가만을 남겨놓고 있다.
예정대로 허가를 받을 경우 한국투신운용 역시 연말 사무소를 개설, 내년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하게 된다. 이번 중국 사무소 개설은 지난 2006년 9월 베트남사무소와 2009년 9월 홍콩법인에 이어 세번째 해외진출이 되는 셈이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운용의 실적과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며 "그러나 경쟁사와의 경쟁만을 지나치게 생각하기보다 해야 할 일을 진정으로 철저하게 추진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