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난 2000년 해외 진출에 나선 후 미국과 유럽에 지사를, 일본·중국·대만·태국에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명실공히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온라인게임 리딩컴퍼니로 도약하고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대명사가 된 ‘리니지’ 시리즈는 온라인게임이 대중화되는 전기를 마련했고 1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아이온’은 국내 온라인게임 인기순위에서 106주 연속 1위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첫 주부터 1위에 올라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성공의 비결은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우수한 게임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도전정신이다.
◇“아직 성공을 말하기에 이르다”=엔씨소프트의 성공신화 뒤에는 자수성가형 CEO로 꼽히는 김택진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재학시절 ‘컴퓨터연구회’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며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등과 ‘아래아한글’을 공동 개발했다. 한글타자 연습 프로그램 ‘한메타자’와 ‘베네치아’ 게임 등도 그의 작품이다.
외환 위기였던 지난 1997년 3월 김 대표는 ‘New Company’의 약자를 따 자본금 1억원에 엔씨소프트를 창업했다.
초기에 게임회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였던 엔씨소프트는 발표한 온라인 게임의 잇단 대박행진으로 지난해 11월 시가 총액 5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의 개인 재산은 1조2812억원이고 벤처 경영인으로는 첫 번째로 상장사 10대 주식부호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된 김택진 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은 무엇일까. 지난해 10월 한 대학 강연에서 그는 “성공의 정의는 사실상 없고 성공은 현재를 말하는 데 현재는 미래에 의해 평가받고 해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가 현재의 나를 평가해 줄 것이기에 지금은 꿈을 꾸고 창의력을 가지는 데 매진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이 엿보인다.
◇실패에도 꾸준한 ‘도전정신’=‘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 엔씨소프트에게도 뼈아픈 실패의 기억이 있다. 온라인 게임머니 현금거래, 해킹, 온라인 게임 자동사냥 프로그램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늘 논란에 휩싸였으며 리니지3 팀 해체와 핵심 기술 유출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에는 온라인게임 ‘타뷸라 라사’로 엔씨소프트와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리차드 게리엇이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엔씨소프트는 2800만 달러(한화 약 331억원)를 배상해 줘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런 악재 속에서도 엔씨소프트의 과감한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특히 창원시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을 선언한 것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주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음과 동시에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도전 중의 도전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신생구단 운영 계획 등을 전달한 엔씨소프트는 KBO 이사회에서 창단 기업과 연고지 선정이 유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창단 준비에 매진해왔다.
KBO에 이미 제출된 창단 준비 자료를 재차 면밀하게 분석하고 외부 야구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향후 선수 수급 및 전문 인력 영입 방안에 대해서도 현실성 있는 검토를 진행했으며 해외 선진 프로야구 시장 사례도 꾸준히 연구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프로야구단 창단과 관련해 그 동안 각계각층에서 보여준 절대적인 성원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KBO 이사회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 나와, 창원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프로야구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인기 고공행진=2008년 11월 국내에 선보인 아이온은 출시 이후 국내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내놓지 않는 등 온라인 게임 역사를 다시 썼다. 또 개발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이 맞아 떨어져 해외 시장에서도 급부상했다.
특히 북미·유럽 사전예약 판매에서 한국 게임으로는 사상 처음 100만장을 넘어서며 한국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임을 재확인 시켰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은 28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했다. 이처럼 매출의 절반 가량을 해외시장에서 거둬들일 만큼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김택진 대표는 2011년 새해를 맞이 시무식에서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화를 뛰어넘는 즐거움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또 다양한 게임으로 글로벌 게임 업체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이어 그는 “이미 대부분의 생활이 모바일 환경으로 넘어간 만큼 PC 환경에만 갇혀서는 엔씨소프트의 미래는 없다며 모바일 환경에서도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