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엔씨소프트가 8일 프로야구 아홉 번째 구단 창단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그간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롯데 자이언츠는 일단 침묵했다.
장병수 롯데 사장은 이날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진행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직후 엔씨소프트를 제9구단 우선 협상자로 지정한 결과에 대한 견해를 묻자 “우리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찬반양론으로 장시간 진행될 것으로 비치던 이사회가 예상과 달리 1시간 50분 만에 끝나자 상기된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는 그간 엔씨소프트는 재정 건전성을 볼 때 제9구단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날 이사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되풀이했다.
KBO에 따르면 장 사장은 8개 구단 대표 가운데 자기자본 순이익률 10% 이상이나 당기 순이익 1000억원 이상 등 두 조건 가운데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는 창단 심의 기준에 유일하게 반대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새 구단이 되려면 모기업이 30대 기업에 들거나 연간 홍보비용이 500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나머지 7개 구단 대표들을 설득하지는 못했고 유영구 KBO 총재가 전체 의견을 취합해 결정문을 냈으나 의결은 사실상 7대 1 다수결로 이뤄진 모양새가 됐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아직 전체적인 분위기가 파악되지 않아서 입장을 내기에 이르다”며 “(엔씨소프트의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해) 우리가 밝힐 입장이 있을지 없을지도 현재로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창원시가 제9구단 유치를 추진할 때부터 KBO가 상의 없이 롯데가 그간 사실상 연고지로 삼아오던 지역에 일방적으로 새 구단을 들이려 한다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엔씨소프트가 창단 의사를 밝히며 연고지를 창원으로 삼겠다고 나서자 재정이 건전하지 않기 때문에 9구단이 부실구단으로 전락해 리그 전체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창단 추진은 축제 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기에 지금까지 과정을 돌아보면 아쉽다”고 롯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