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100억 넘는 구단운영비 감당할 수 있나?

입력 2011-02-08 15:46 수정 2011-02-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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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제9구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게임업계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엔씨의 야구단 창단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는 물론 게임과 스포츠의 결합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부에서는 연간 100억원 이상 소요되는 구단 운영비를 게임업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의 탄탄한 재정 규모와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큰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엔씨 야구단 창단에 게임업계 기대감↑ =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프로야구 9구단 우선협상 기업으로 엔씨소프트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게입업계는 한목소리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게임 중독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 소식이 이어지면서 다소 침체됐던 게임업계는 이번 엔씨소프트의 결정이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야구단 창단을 계기로 게임업계 이미지 제고는 물론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온오프라인에서 게임회사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구단 운영의 묘를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인 프로야구 구단주로 게임업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낯설면서도 기쁘다”라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전파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버블산업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게임이 비로소 산업으로 인정받고 온라인 밖에서 비로소 유기적인 관계망을 맺기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게임산업은 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이자 수출역군으로 성장해왔지만 게임중독, 사행성 등의 이슈에 묻혀 산업적, 문화적 가치를 외면받아왔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창단 과정을 통해 메이저 게임업계의 오프라인 마케팅이나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프로야구단 창단을 통해 인터넷 기업으로서 쉽지 않았던 온라인망 밖의 지역밀착형 소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해외 사례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의 틀을 벗어난 운영전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탄탄한 재정..야구단 운영 충분” = 일부에서는 벤처로 출발한 IT 서비스 회사인 엔씨소프트가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의 프로야구계에 진입하는 데 대한 의문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내 게임업계의 규모와 엔씨소프트의 위상, 수익성 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하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엔씨소프트 측도 구단 운영비에 대해서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운영비 규모가 아니라 구단 운영을 통해 얼마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느냐의 문제”라면서 “IT기업으로서 새로운 마인드와 운영전략으로 투자비용 이상의 유무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여 년간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의 대작을 연이어 성공시킨 엔씨소프트의 위상을 고려해보면 이 같은 자신감도 무리수는 아니라는 것이 IT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자산규모 9518억원, 2009년 매출은 4500억원이다. 현재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하지만, 영업이익률과 성장률은 높은 편이다. 2009년 영업이익은 1995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실적은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2009년 영업익은 전년에 비해 무려 330% 증가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넥센 히어로즈가 스폰서를 유치해 근근히 구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라는 게임업계 최고회사가 이미 알려진 수준의 구단 운영비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창단 초기에 일정 규모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연구위원은 “엔씨소프트가 얼마만큼의 돈을 들여 구단을 운영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엔씨소프트는 무리없는 수준에서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구단 운영에 있어서도 기업 스폰서십 확대 등 기존의 틀을 벗어난 효과적인 투자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매리너스나 스프트뱅크 호크스 등 IT기업들이 참여한 해외의 프로야구 구단들은 대형 스크린을 추가로 설치해 입체적인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게임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선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같은 해외사례 연구를 통해 기존의 대기업·제조업 중심의 구단이 과감하게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운영전략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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