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내우외환’에 처했다.
내부에서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다 금리·원화가치도 상승하면서 3중고를 앓고 있다.
외부에서는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중국 수출량이 많은 우리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 1월 소비자물가는 4.1%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중기 물가관리 목표치(3±1%)의 상단을 넘어섰다. 식품물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했고,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공산품 가격 상승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1월에는 32개 공공서비스요금도 전월보다 0.9% 올랐다. 월별 전월 대비 상승률로는 2006년 9월(1.3%) 이후 4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정부의 전방위적 물가 안정 대책도 소용이 없었다.
인플레 압력이 커지다보니 금리인상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연 2%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 11월, 그리고 올해 1월 등 총 3차례에 걸쳐 0.25% 포인트씩 인상했지만 근본적인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태세다. 전문가들도 올 상반기에 2~3차례 금리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머지않아 달러당 1100원 선도 무너질 조짐이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당분간 원화강세 추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환율하락장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3고(高) 현상이 지속할 경우 수출은 물론 생산·소비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중국이 8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서 ‘3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경제에 부담을 더 했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6.1%라는 고성장을 이뤄낸 것도 수출이 큰 역할을 담당했고, 그 중에서도 중국 수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우리나라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전체 수출의 무려 25.1%나 된다.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금융·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 중국이 금리 인상을 통해 과열된 경제의 속도조절에 성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해지고,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진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금리 인상 조치는 일시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과열된 중국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경제도 중국 리스크 축소를 통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