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창단될 프로야구 제9구단을 운영하는 엔씨소프트가 기존 8개 구단 별로 최대 3명의 선수를 지명 트레이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달 8일의 실행위원회(예전 단장모임)를 앞두고 엔씨소프트 선수 수급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KBO는 과거 빙그레(현 한화·1986년), 쌍방울(1991년), SK(2000년), 히어로즈(2008년) 등 4차례의 창단 사례를 기초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 야구규약은 신생 구단이 창단하면 각 구단이 보호선수 20명을 빼고 1명씩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KBO는 이 정도로는 신생 구단이 선수단을 제대로 꾸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파격적인 지원책을 강구 중이다.
8개 구단과 머리를 맞대기 전 KBO가 자체적으로 준비한 선수 지원책은 전력 평준화와 전체 흥행을 고려해 엔씨소프트가 1군에 뛰어든 첫해 승률 0.300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KBO는 종전의 창단 4팀이 창단 후 5년간 거둔 승률을 자세히 검토했고, 승률 0.300을 적정선으로 판단한 것이다. 4팀 중 첫해 승률 0.300을 넘지 못했던 팀은 빙그레(0.290) 뿐이었다.
KBO 고위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구단별로 보호선수 20명을 뺀 1명, 보호선수 25명을 뺀 1명 등 총 2명을 현금을 주고 사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엔씨소프트가 각 구단에 줘야 할 트레이드 머니는 5억~10억원선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8개 구단이 2명씩만 보내도 16명이 엔씨소프트 유니폼을 입게 된다.
KBO는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1군에 들어오기 전해인 2012년이나 2013년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 1~4위팀에서 선수를 한 명씩 더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기존 구단에서 선수 20명을 수혈받고 야구규약에 따라 우선 지명한 신인 2명, 외국인선수 4명 등 총 26명으로 초기 선수단을 꾸릴 수 있다.
KBO는 또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이후의 지명 선수를 대상으로 엔씨소프트가 다른 구단에 앞서 10명 정도를 먼저 추려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8개 구단이 KBO의 선수 수급 기준을 그대로 따를지는 미지수다.
선수를 내주고 현금을 챙길 수 있지만 최대 3명을 내보내면 전력에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엔씨소프트에 우선권을 내주고 지명 후순위로 밀리면 알짜 선수들을 놓칠 수 있어 내달 실행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각 구단의 ‘주판알 튕기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